잇따른 전기밥솥 폭발사고로 곤욕을 겪어온 LG전자가 결국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생산해온 전기밥솥 사업을 완전히 접기로 했다. 몇푼 안되는 수익을 노리며 OEM방식을 통해 중소기업 영역까지 침범해온 재벌의 '저인망 확장전략'이 벽에 부딛힌 셈이다.
***LG전자, 전기밥솥 생산 완전중단**
LG측은 12일 "전기압력밥솥 판매가 급감한 데다 유통업체들의 반납 요구가 거세짐에 따라 밥솥 사업을 접기로 최종 결정했다 "며 "전기밥솥 사태를 계기로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OEM 생산을 완전 중단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같은 방침에 따라 LG전자가 직접 생산하는 고급형 IH압력밥솥뿐 아니라 OEM 방식으로 판매해온 중저가 전기밥솥 사업도 그만두기로 했다. LG전자는 일단 연말까지 불량품 교환에 필요한 최소한의 양만 생산한 뒤 창원공장에 있는 라인을 폐쇄하고 인력을 재배치하기로 했다. 판매용 밥솥 생산은 이미 지난달부터 이미 중단한 상태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자사 대리점 및 하이마트 등 전자전문점에 비치된 3만여대의 전기압력밥솥 회수에 들어갔다.
이렇게 회수된 밥솥들은 고객들이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제품을 살 때 서비스로 끼워주는 방식으로 처분키로 했다. 대신 앞으로 LG전자 대리점에는 쿠쿠,찰가마 등 중소기업 제품을 전시,판매할 계획이다.
***2006년부터 선풍기 등 OEM 소형가전사업도 철수**
LG전자는 지난 5월부터 문제를 일으킨 전기압력밥솥(P-M 및 P-Q시리즈) 리콜을 실시하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려 했으나, 그 과정에서도 밥솥 폭발사고가 잇따라 '첨단디지털 기업'임을 강조해온 LG전자의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OEM방식으로 판매해온 선풍기 가스레인지 가습기 등 소형가전 사업도 수익성은 낮은 데도 한번 사고가 나면 "LG"브랜드에 큰 타격을 준다는 점을 감안해 오는 2006년부터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LG전자측은 이와 관련, "수익성이 좋지 않으면서 위험성이 높은 제품에 대해선 LG 브랜드를 쓰지 않는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라며,"앞으로 LG전자는 PDP LCD 휴대폰 MP3 등 고부가가치 상품에 전념하기 위해 중소기업들이 주로 하는 업종에서 손을 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밥솥 리콜 사태를 계기로 품질담당을 부장급에서 부사장급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전통적으로 임원급이 품질담당을 맡아왔으나 품질에 대한 인식이 해이해져 수년 전부터 부장급이 담당해오다 이런 일이 터졌다는 내부진단에 따라 책임자 직급을 높이로 햇다. 이와 함께 밥솥 폭발사고에 대한 외부 대응이 미숙했다는 지적에 따라 홍보실 직제를 개편하고 담당 임원과 주무 부장을 최근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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