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창건기념일인 지난 9일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각종 관측을 낳고 있다.
***북한 량강도에서 대규모 폭발**
12일 일요일 오전 느닷없는 백두산 아래쪽에 위치한 북한 량강도 김형직군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했다는 보도로 비상이 걸렸다.
북한 사정에 밝은 중국의 한 소식통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국경과 가까운 김형직군에서 지난 9일 엄청난 규모의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폭발의 규모가 룡천역 사고 때보다 더 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폭발의 흔적이 인공위성에 포착돼 미국 등 주변국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외교가의 한 소식통도 "직경 3.5~4㎞ 정도로 버섯구름 형태의 연기가 피어오른 것이 관측된 것으로 안다"면서 "폭발은 지난 9일 오전 11시께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고지점은 중국과의 국경에서 남쪽으로 10km쯤 떨어진 해발 1천5백m의 산림지대로 부근에 철도가 있으며 노동미사일기지가 있는 영저리로부터 북쪽으로 약 10km 떨어진 곳이다.
청와대 김종민 대변인은 이날 이와 관련, 사고 사실을 확인하며 "사고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서면으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원인은 한미정보당국이 추적중"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후 가진 기자브리핑에서 북한 량강도 지역 폭발사고와 관련, "북한 지역 폭발사고 징후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고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피해 규모 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며,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선 "이 문제와 관련해서 (그같은 내용의) 외신보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지만 보도 내용과는 무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한 핵심관계자도 "사고는 8일 밤 쯤 일어났고 우리 정부가 이상징후를 포착한 것은 9일 새벽쯤으로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며 "9일 오전에 버섯구름 같은 것이 관측되기 전에 또 다른 이상징후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북한 량강도 김형직군에서 지난 8일 밤과 9일 새벽 두차례 폭발과 관련된 지진징후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의 지진 관련 담당 부처가 북한 량강도 지역에서 "지난 8일 밤 11시께와 9일 새벽 1시께 등 두차례 폭발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지진징후를 관측했다"고 말했다.
***파월-라이스 "북한 핵실험 아니다"**
량강도 대폭발 사고가 알려지면서 국내외의 관심은 이것이 혹시 북한이 그동안 여러차례 경고해온 '핵실험'이 아니냐는 쪽으로 쏠렸고, 일부 외신은 이같은 의혹을 공식제기했다.
이와 관련,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가능성을 부인한 데 이어 콜린 파월 미국무장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백악관 안보보좌관도 서둘러 부인했다.
파월 국무장관은 12일 ABC방송의 `이번주' 프로에 출연해 "그것이 어떤 식으로든 핵관련 사건이었다는 징후는 없다"면서 "그것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우리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NBC 방송의 `언론과의 만남'에서도 "우리들이 알고 있는 한 북한은 아직까지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미국 보다는 주변국들이 더 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장관은 이어 폭스TV의 '폭스뉴스 선데이' 프로에서 미국의 고위 정보당국자들이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는 활동을 포착했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미 당국은 "잠재적인 핵실험 장소"에서의 활동을 감시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것이 정상적인 정비활동인지 아니면 그보다 더 한 무엇인지 아직 알 수 없다"면서 "그래서 이 시점에서 그것은 아직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것들을 계속해서 매우 주의깊게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폭발이 핵실험일 가능성을 가리키는 징후는 없다"면서 "모종의 화재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북한은 6자회담 주변국들이 단합해서 북핵개발에 반대하고 있음을 깨닫고 핵개발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일정대로 중국대표단 회동**
한편 북한은 지난번 용천역 폭발사고때는 이틀 뒤 이 사실을 공개한 뒤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한 것과는 달리, 나흘이 되도록 이번 사고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반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2일 평양에서 북핵 6자회담 참석 독려차 북한을 방문한 리창춘(李長春)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나 오찬회담을 가진 뒤 중국예술단 공연을 관람하는 등 정상적 활동을 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이날 공연에 북측에서는 연형묵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이, 중국측에서 중국 당ㆍ정 대표단과 우둥허(武東和) 북한주재 중국대사 등이 함께 공연을 봤으며,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리 상무위원 등을 접견한 자리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보낸 친서를 전달받은 뒤 중국 대표단과 오찬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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