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경기 남부 '수·용·성(수원·용인·성남)' 지역에 대한 대책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에 엇박자가 나고 있다.
정부는 12.16 부동산 시장안정화 대책을 내놓은 뒤 두 달 만에 '풍선 효과'가 두드러진 '수·용·성'을 조정대상 지역으로 추가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4월 총선을 코앞에 둔 더불어민주당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대상 지역은 3개월 간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한 지역을 대상으로 청약경쟁률, 분양권전매 거래량, 주택보급률에 따라 지정된다. 이에 따라 최근 아파트값이 급등한 수원 권선구와 영통구, 성남 수정구 등이 신규 조정대상 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기정사실화 됐었다.
16일 열린 비공개 당정청 협의에서도 정부와 청와대는 수·용·성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 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민주당이 반대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규제와 정책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이러쿵저러쿵하면 오해가 될 수 있다"며 "당정 간에 논의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조 정책위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도 "시세 차익을 노리는 외지인이나 다주택자 등 투기적 움직임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시장 안정화 정책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하는 방안들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우려는 최근 수도권 총선에 출마하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실거주 목적의 1가구 1주택자들의 대출 규제 완화를 제안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당 일각의 요구에 조 정책위의장은 "총선 시기에 현장에서 다양한 목소리들을 접하게 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우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민주당이 '수·용·성' 규제 강화에 미적대는 까닭은 이 지역 13곳의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 현역의원의 지역구가 9곳이나 포함된 총선 요충지이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저해하는 '총선용 신중론'이 자칫 부동산 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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