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또 다시 북한을 '불량 국가'라고 지칭했다. 에스퍼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북한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15일(이하 현지 시각)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 참석한 에스퍼 장관은 연설에서 미국의 국방전략보고서(NDS)를 언급하며, 미국에게 위협이 되는 2순위 국가들은 "북한이나 이란과 같은 불량정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NDS가 미국의 도전국으로 러시아보다는 중국을 꼽았다며 "거대한 권력 경쟁의 시대"에 있다고 현 국면을 평가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6일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이 주최한 NDS 관련 기조연설 및 질의응답에서도 해당 내용을 인용하며 "이란, 북한과 같은 불량 국가들로부터의 지속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이들 국가에 대해) 끊임없는 경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안보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과 러시아가 가장 위협적이라며 "두 번째로는 이란과 북한, 그리고 그와 같은 불량 국가들"이라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의 연이은 불량국가 발언에 대해 북한의 공식적인 대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을 불량국가로 지칭한 것에 대해 최선희 당시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발표해 "그들(미국) 스스로 반드시 후회하게 될 실언"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미국은 이러한 발언과는 별개로 코로나19와 관련해 북한 주민들에게 신속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도와주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북한에 대한 강온 양면 전략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3일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에 대한 북한 주민의 취약성을 매우 우려한다"며 "북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에 대응하고 억제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적 원조, 보건기구의 노력을 지원하고 장려한다. 미국은 이 기구들의 (대북) 지원 승인이 신속히 이뤄지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의 전파를 예방하고 방역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에 저촉되는 사항이 있다면 이를 면제해주겠다는 뜻으로, 일차적으로는 국제적십자연맹 아시아태평양지부에서 북한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며 북한에 있는 적십자 사무소로의 계좌 이체 허용을 요청한 것에 대한 화답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단순히 적십자의 요청에 대한 대답 성격보다는, 인도적 지원을 고리로 북한과 접점을 만들면서 북한이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 전까지 군사적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이른바 '관리'하겠다는 미국의 의중이 반영되기도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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