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4.15 총선 외부 인재로 영입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비례대표가 아니라 지역구 후보로 도전하겠다"며 11일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태 전 공사가 당선될 경우 최초의 탈북민 출신 지역구 의원이 된다. 탈북민 출신 첫 국회의원은 19대 국회 당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지낸 조명철 전 의원이었다. 출마 지역과 관련해 태 전 공사는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지만, 한국당 일각에선 서울 강남권 등 비교적 안전한 지역구에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유를 찾아 북에서 갓 넘어온 새내기 대한민국 국민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당당히 그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음을 보여드려서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 다시금 증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북한 체제와 정권의 유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북한 내의 엘리트들, 세계 각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저의 옛 동료들인 북한의 외교관들, 특히 자유를 갈망하고 있는 북한의 선량한 주민들 모두 희망을 넘어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평생을 북한의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태영호 같은 이도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 의해 직접 선출되는 지역의 대표자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북한의 주민들과 엘리트들이 확인하는 순간,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통일은 성큼 한 걸음 더 다가올 것이라고 저는 믿는다"고 밝혔다.
대북 제재론자인 그는 "서울 생활을 시작한 이후, 저는 각종 세미나와 언론 기고 등을 통해 북한 정권의 전략과 의도를 알리고, 이를 정부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불행히도 현재의 대북 정책과 통일 정책은 엉뚱한 방향으로만 흘러가고만 있어 큰 좌절감을 느꼈다"고 현 정부를 겨냥했다.
이어 "남북한 통일 문제는 특정 정권이나 정파만의 전유물이 될 수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며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관찰한 것 중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진보세력은 통일 주도세력이고 보수세력은 반통일 세력이라는 이분법적 관점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또 "대한민국 정부의 통일 정책이 무조건적인 퍼주기 방식이나 무조건적인 대립 구도가 아니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하여 남과 북의 진정한 평화통일을 위한 현실적인 통일정책, 국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정한 통일정책이 입안되고 실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제가 오는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국당 후보로 나서고자 한 것은, 바로 이런 이분법적 사고 속에 서로 갈라져 끊임없이 반목하고 갈등하는 한국 사회가 통일을 향해 한 발짝 더 전진하는데 저의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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