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네티즌들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남북 공동개발로 관심을 모았던 모바일 게임 ‘독도를 지켜라’가 ‘섬을 지켜라’로 제목이 변경되는 과정에 통일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에서다. 통일부측은 이에 대해 “독도라는 명칭 때문에 승인이 나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고 해명하고 나섰으나,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남북 첫 합작 소프트웨어, ‘독도를 지켜라’가 ‘섬을 지켜라’로**
문제의 모바일 게임‘섬을 지켜라’는 북측 삼천리무역총회사와 남측 게임개발사인 북남교역(www.nkmall.com)이 인터넷을 통해 공동 개발한 모바일 게임으로, 개발 작업을 대부분 북측이 담당했으며 남북이 손잡고 만든 첫 번째 소프트웨어란 점에서 오래 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았었다.
게임은 지난 17일부터 LG 텔레콤을 통해 정식 서비스가 시작됐으며 ‘애국’이란 이름의 주인공이 독도에 침입한 일본에 맞서 헬기, 탱크, 기관총 등을 동원, 총 9개의 과제를 해결해나간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당초 '독도를 지켜라'라는 제목이 왜 '섬을 지켜라'로 바뀌었는가를 둘러싼 의혹에서부터 시작됐다.
연초에 이미 게임 개발을 마친 개발사측은 당초 지난 3월 1일 삼일절을 맞아,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원작 중 ‘쪽발이, 왜구’ 등의 자극적 표현을 문제 삼아 통일부가 ‘관계기관과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승인하지 않아 서비스가 연기돼 왔다.
북남교역은 이에 지난 4월 결국 '쪽발이' 등의 표현을 제거하고 게임 이름도 '독도를 지켜라'에서 ‘섬을 지켜라’로 바꿔 재승인을 받았다.
재승인을 받은 이후에도 넉달 가까이 정식 서비스가 늦어진 이유는 북측 사업 파트너인 삼천리총무역회사 측에서 제목과 게임 내용을 바꾼 것에 대해 "일본 눈치를 봐가며 수정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반발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일부, “한일관계 등을 고려해서...”**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이 격렬히 항의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자 통일부는 "진상은 알려진 것과 다르다"며 해명하고 나섰다.
통일부 관계자는 25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처음 문제가 됐던 것은 독도가 아니라 왜구, 쪽바리 등의 청소년에게 적당치 않은 용어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남교역이 재승인을 요청했을 때도 ‘독도를 지켜라’와 ‘섬을 지켜라’ 두 안을 가지고 와서 신청을 했기에, 이에 통일부는 한-일 관계 등을 생각해서 후자가 더 적당하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관계부처 협의 과정에서 어떤 요청들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기를 거부한 이 관계자는 네티즌들의 거센 분노에 대해서는 “감정이 생길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통일부가 ‘독도를 지켜라’를 허용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관계를 알았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 "통일부에도 쪽바리 있냐”"정동영 정신 차려라"**
한편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통일부 홈페이지 자유토론방에는 이를 분개하는 글들이 며칠째 폭주하며 통일부를 강력성토하고 있다.
‘이동석’이라는 네티즌은 “정신들 좀 차렸으면 한다”며 “지금 중국의 한국고대사 왜곡,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우리의 자존과 민족정신을 흔드는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는데 어찌 우리민족이 만든 게임에 우리의 영토이름을 사용 못한단 말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그 이유가 일본의 심기를 건딜면 안된다는 것이라니 그러고도 당신들이 이 대한민국의 정부 관리이며 국민이란 말인가”라며 통일부 및 정부를 성토했다.
한 네티즌은 “우리나라 땅을 우리 땅이라고 하는데 왜 남의 나라 눈치를 봐야 하나”라며 “무엇이 일본을 자극한다는 말인가.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 별다른 말도 못하고 이제는 우리나라 지명도 맘대로 사용 못하게 한다면 우리가 과연 주권국가인지 의심스럽다”고 따졌다.
‘최미영’이란 네티즌도 “우리나라 땅 우리가 얘기하는데 왜 일본 눈치를 보냐. 위에서 이렇게 하니 자기나라 역사도 못 지키고 매번 이렇게 허둥댄다”며 “정부가 하는 일이 뭐냐. 매일 일이 터져야 하는 척이나 하고”라며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대한민국=국민’이라는 네티즌은 “모바일 게임에 독도를 독도라 이름 붙이지 못하게 하는 통일부는 도대체 어느 나라 통일부인가”라며 “북한과 우리나라가 합작한 모바일 게임 ‘독도를 지켜라’를 통일부에서 우리나라 땅 독도 이름이 들어갔다고 승인을 안해준 이유가 무엇이냐”고 항의했다. 그는 또 “통일부에도 쪽빠리가 있는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부산시민’이란 네티즌은 정동영 통일부장관을 직접 겨냥해 비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주권의식을 져버린 통일부 장관은 대국민사과를 하라”며 “일개 담당공무원이 이 사항을 결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며 이러한 결정을 유도한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인’이라는 네티즌도 “진짜 통일부 뭐하는 곳인지, 남북이 함께 만든 게임이라던데 그것만으로도 의의가 있는 것을, 일본의 반한감정 때문에 독도란 이름을 쓰지 말라고 하는 것인가”라며 “정동영씨, 김근태님과 서로 통일부 들어가려고 눈치싸움 하더만 이러려구 그렇게 통일부 장관 하고 싶어했던 것인가. 정신들 차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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