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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국회 지붕에 태양광 전지판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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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국회 지붕에 태양광 전지판 올리자"

[토론회] '제3차 오일쇼크' 맞아 대안에너지 재조명

연일 유가가 폭등하면서 '에너지 위기'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환경운동가들이 직접 1990년대부터 '에너지 전환'에 나선 독일을 둘러본 결과를 보고하고, 국내 '대안 에너지 운동'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정부, 신행정수도 환경도시로 만들 생각은 없나?"**

에너지대안센터,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전국의 환경단체 소속 환경운동가들은 3일 오후 교보생명 소강당에서 '2004년도 환경 활동가 해외연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해외연수는 "21세기 에너지 대안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전국의 환경운동가 10명이 참여해 지난 5월13~27일 15일간 진행됐다. 에너지대안센터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이 후원했다.

이들 환경운동가들은 지난 5월13~27일 15일간 독일의 '에너지 전환' 현장을 둘러본 소감을 한 마디로 "감동의 연속"이었다고 표현했다. 정부, 시민, 기업이 함께 '석유 중심의 에너지 체계'를 '태양·풍력 에너지 등 재생가능 에너지'로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현장이 매우 인상 깊었다는 지적이다.

<사진 1>

독일의 베를린의 '에너지 전환 현장'을 소개한 반핵국민행동 이승화 간사는 "처음에는 독일 곳곳에서 보이는 태양광 전지판, 풍력 발전기가 낯설었지만 금방 익숙해졌다"며 "특히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는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노력을 정부가 수용해 정책으로 표현했을 때, 그 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새삼 실감했다"고 지적했다.

이승화 간사는 "베를린의 '태양 정부 청사 구역'은 '에너지 전환'에 대한 독일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연방의회는 옛 제국의회 지붕을 뚫어 유리 지붕을 설치하고 햇빛이 간접광으로 바뀌어 지붕 밑에 있는 본회의장으로 전달되도록 '자연형 채광 시설'을 꾸몄고, 대통령 궁, 수상청, 의원회관 건물 지붕에 모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해 전기를 일부 자체 충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진 2, 3>

이승화 간사는 "우리 정부가 청와대나 정부청사 지붕에 태양광 전지판을 올린다면 재생가능 에너지에 대한 시민의 인식이 바뀌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신행정수도 건설 논의에서도 '친환경적 모범 도시'를 만드는 식의 고민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독일은 재생가능 에너지 비율을 2030년까지 30%, 2050년까지 50%로 증가할 것을 목표로 1990년대 들어 국가 차원의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베를린의 '태양 정부 청사 구역'은 독일 정부의 에너지 정책의 상징인 셈이다. 특히 독일은 1991년에 '전력구입법'을 도입해, 전력 사업자로 하여금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적정 가격에 사들이도록 의무화해 신재생 에너지가 급성장하는 발판을 만들었다.

<사진 4>

***"에너지를 만드는 집, 차 없는 마을..."**

독일의 '환경 수도'로 널리 알려진 프라이브루크를 소개한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오용석 시민환경사업팀장은 "자동차를 이용해 프라이브루크 시내에서 숙소로 찾아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며 "자동차 운전을 피곤하게 하는 도로 구조에 거리를 당당하게 달리는 자전거들 때문에 시내를 몇 바퀴나 돈 후에야 숙소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자동차 중심의 교통 체계에서 벗어난 프라이브루크의 첫인상을 전했다.

오용석 팀장은 "프라이브루크 시내에서 조금 벗어나면 회전형 태양건물인 '헬리오트롭'과 태양광 연립주택 단지인 '슐리어베르크'를 볼 수 있다"며 "'태양 도시'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 5>

독일의 유명한 생태 건축가 롤프 디쉬가 설계한 '헬리오트롭'은 태양 에너지를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3층짜리 원통형 건물 전체가 태양을 따라 회전하도록 돼 있다. 자연적인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줄인 이 건물은 자체 에너지 사용량의 5~6배의 에너지를 생산해 남는 에너지는 에너지 회사에 판매하고 있다.

'슐리어베르크'는 각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보다 생산하는 에너지가 더 많아 '플러스 에너지 주택'으로 불리는 연립주택 단지로서 남쪽을 향한 주택 지붕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 6>

오용석 팀장은 "프라이브루크의 '보봉 마을'에서는 마을 안으로 자동차가 다닐 수 없어서 마을 외곽에 마을 공동 주차장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물론 이 마을 공동 주차장 옥상에는 태양광 전지판이 설치돼 전기를 생산한다. 특히 '보봉 마을'은 집이 없는 지역의 대학생, 빈민들의 주택 마련을 위해 개발된 곳으로, 개발 이전부터 시민 자치 모임을 통해 공동체를 배려한 생태적 원칙을 토대로 형성된 마을이다.

<사진 7>

오용석 팀장은 "환경도시 프라이브루크의 진짜 모습은 앞에서 소개한 시설들이 아니라, 바로 시민들의 환경 의식이었다"고 지적했다. 프라이브루크는 정부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 반대 운동을 계기로, 시민들이 환경 의식이 크게 성장했다.

<사진 8>

<사진 9>

***"눈에 띄는 에너지 교육 기관"**

에너지대안센터 염광희 간사는 1989년 시민들에 대한 에너지 교육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아테팍트'를 소개했다.

염광희 간사는 "아테팍트 안에는 에너지 체험장이 마련돼 있어, 에너지 관련 기구를 시민들이 직접 손으로 만져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며 "이 체험장을 다녀간 시민들은 손쉽게 에너지의 생성 원리를 이해하고 다양한 재생가능 에너지에 자연스럽게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 놓았다"고 말했다.

<사진 9>

염광희 간사는 "아테팍트는 독일 내에서도 손꼽히는 재생가능 에너지 전문 교육 기관으로 매년 2차례 '태양 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교육 수료 후에는 일종의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10>

***"독일의 경험, 지역에서 더 확장하자"**

이번 해외연수 프로그램의 가장 큰 성과는 전국 곳곳에서 활동하는 환경운동가들이 독일의 경험을 통해 '대안 에너지 운동'에 대한 고민을 심화시킨 데 있다.

유병연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안사회부장은 "이번 연수를 통해 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이 공동의 프로그램을 계기로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며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대안 에너지 교육의 중요성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총괄한 이필렬 에너지대안센터 대표(방송대 교수)는 "여러 가지 환경문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에너지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룬 국내 첫 환경 활동가 교육 프로그램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한국에서도 독일처럼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에너지 교육기관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필렬 대표는 "앞으로도 에너지대안센터를 중심으로 환경운동가를 에너지 운동가로 전문화하고, 지역에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에너지 전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이런 교육을 계속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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