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에 따른 ‘고구려사 왜곡’이 점차 도를 더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서 고구려사를 한국 역사에서 배제, 물의를 일으킨 데 이어 대학 교재에서도 ‘고구려는 중국에 복속된 지방정권’, ‘수나라와 고구려는 군신관계’라고 규정하고 고구려사를 중국사에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고구려에 대한 2차례 침공에서 패배한 결과 왕조가 붕괴한 수나라까지 고구려의 주인이라고 주장하는 '억지 역사왜곡'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대, ‘고구려는 중국의 복속 정권’, 고조선 존재도 부인**
중국 명문 베이징 대학과 상해 푸단 대학 등이 사용하는 역사 교재에서 고구려는 중국에 복속된 지방 정권이고 수나라와 고구려는 군신관계라는 내용이 기술돼 있다고 조선일보가 2일 보도했다.
2001년 베이징대 장판(張帆) 베이징대 역사학과 교수가 쓰고 베이징대학이 출판한 대학교재인 ‘중국 고대 간사’ 내용을 보면 수 왕조의 멸망을 기술한 부분에서 ‘고구려는 오랫동안 조선반도 북부와 요동 지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비록 중원 왕주에 복속돼 있었으나 소란을 피웠다’고 표현, 고구려를 중국의 복속 정권으로 규정했다.
이 책은 현재 베이징 대학이 공통 교양 선택과목으로 개설하고 있는 ‘중국 통사’(고대부분)의 교재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더욱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책은 또 고구려뿐만 아니라 고조선과 관련해서도 ‘조선은 한 초기에 형성된 정권으로 연 나라 사람인 위만이 건국했다. 조선반도 북부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수도는 왕험성(현재의 평양)이었다’고 서술, 고조선도 중국 기원으로 설명함으로써 고조선의 존재도 부인했다.
고구려사를 중국사에 편입하기 위해 중국이 조직적으로 펼치고 있는 동북공정 프로젝트가 이제 단순 고구려사뿐만 아니라 점차 그 기원인 고조선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푸단대, ‘수-고구려 군신관계’. 초중등 교과서로 파급될 우려 커**
이밖에 또다른 명문 대학인 상하이 푸단대학도 교약 역사과목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국사 개요’에서 고구려와 수나라의 관계를 실질적인 군신 관계로 서술하고 있다. 판수즈(樊樹志) 푸단대학 역사학과 교수가 지난 2000년 개정, 저술한 이 책에서 ‘수와 고구려의 관계는 실질적인 군신관계로 넘어갔다’며 ‘이런 국제관계 변화 속에서 수의 고구려 원정이 이뤄졌다“고 기술했다.
아울러 중국 주간지 ‘삼련생활주간’은 최신호에서 ‘명.청 나라때 중국과 한국은 종주국과 속국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한반도 북부와 랴오둥 반도, 라오닝 성, 허베이 성, 산둥 반도를 포함하는 발해만이 한국문화의 발원지이며, 수와 당 대에 고구려의 을지문덕 장군과 양만춘 장군이 결사항전한 점으로 미뤄 수 당이 고구려를 지배하지 않았다는 한국 학계의 주장은 모두 ‘민족주의적 정서의 발로’라고 폄하했다.
그러나 중국의 중학교 역사 교과서는 아직까지는 고구려를 고대 한국의 국가로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최근 ‘고구려사가 중국사의 일부’라는 지침을 일선 교육기관에도 하달한 것으로 알려져 중앙정부 차원에서 일선 초중등 학교 교과서에서도 ‘고구려사는 중국사의 일부’라는 내용이 명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 ,조용한 외교 대신 적극 대처키로 **
정부는 이에 대해 조용한 외교 대신 강력히 대처해 나갈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고구려사를 아예 삭제한 데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 나가고 고구려사 왜곡 대학 교재나 저서 등도 감안해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 관련 지난 달 13일, 김하중 주중대사가 왕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항의한 바 있고 다음날인 14일에는 리 빈(李 濱) 한국 주재 중국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항의의사를 전달했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서의 한국사 기술과 관련 우리 정부의 우려사항을 전달했었다.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에서 한국 역사를 소개하며 한국은 ‘서기 1세기 이후 한반도 북부 일대에서 출현했으며 신라, 백제, 고구려 등으로 분할된 정권이었다’는 문구에서, 고구려를 지난 4월 20일 아예 삭제했었다.
아울러 19일에는 이수혁 외교부 차관보 주재로 외교부, 통일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교육부, 국무조정실, 국정홍보처 등 관련 부처 국장급으로 구성된 ‘고구려사 관련 실무대책협의회’를 첫 개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강력 대응키로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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