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4분기(4~6월)에 잠재성장률 이하로 대폭 둔화돼,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경기부양 차원에서 사용했던 감세와 저금리 약효가 다된 게 아니냐는 비관적 관측을 낳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2.4분기에 3% 성장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1.4분기의 4.5%보다 크게 낮은 것이며,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3.7%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이처럼 2.4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저조한 것은, 부시의 대규모 감세의 자극효과가 다한 데다가 GDP 전체의 7할을 차지하고 있는 개인소비가 전문가들의 예상치 2%에 크게 못미치는 1%에 그친 데 따른 것으로, 이같은 3% 성장률은 5분기만에 미국의 잠재성장률(3%후반)을 크게 밑도는 수치여서 시장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2.4분기에 4.1%, 3.4분기 7.4%, 4.4분기 4.2%, 올해 1.4분기에 4.5%로 잠재성장률 이상의 고속 성장을 지속해왔다.
미국 주식 선물시장은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최근 투자자들의 우려를 뒷받침한 이번 발표에 따라 크게 하락했다. 미국경제의 성장 지속력에 대한 의문을 갖게 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4분기 저성장의 한 요인으로, 같은 기간 유가가 급등해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평균 2달러를 넘어서면서 소비를 위축시킨 점을 꼽았다. 그러나 이는 일부요인일뿐, 2.4분기에 산업생산이 감소하고 소매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미국 경제성장의 지속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지난 15일 산업생산이 지난 5월 0.9% 증가에서 6월에는 0.3%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이라크전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산업활동이 침체됐던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었다.
미 상무부도 최근 6월의 소매판매가 1.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하락폭은 지난해 2월이후 1년4개월만에 가장 큰 폭이었다. 전문가들은 당시 소매판매 부진으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연준은 미국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에 들어섰다고 보고 지난 6월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추후 금리 인상을 계속하는 등 인플레 견제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으나, 2.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훨씬 낮고 인플에 압력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 추가금리인상 시기는 늦춰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두번째로 큰 수출시장인 미국경제의 침체는 곧바로 우리나라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우리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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