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권 수뇌부가 연일 조지 W. 부시 미국 정권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구설수를 자초하고 있다.
***호주 정권, <화씨 9/11>-스페인정부 연일 비난**
호주의 하워드 총리는 29일(현지시간) 마이클 무어 감독의 <화씨 9/11>에 대해 "프로퍼겐다(선전) 영화"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 영화에 대해 "부시 대통령에 대한 증오만을 가진 인물이 기획한 편향된 다큐멘터리"라며 "절대로 객관적인 역사에 기초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화씨 9/11>에 대해 외국의 정권수뇌가 이같은 비난을 퍼부은 것은 하워드 총리가 처음이다.
호주정부는 이에 앞서 외무장관이 스페인의 이라크 철군을 비난했다가 스페인정부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호주 외무장관은 지난 24일 아랍 무장저항세력 알 카에다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전폭 지지한 호주, 이탈리아, 영국 등 '3인방'에 대한 테러를 단행하겠다고 경고하자, "스페인의 이라크 철군이 테러리스트들의 협박을 조장했다"며 스페인을 비난했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26일 호주의 스페인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며 호주정부에 대해 강력항의했다.
***연말 총선 앞두고 이라크 철군 여론 압도적**
호주의 하워드 정권이 이처럼 연일 친미발언을 계속하는 것은 연말 총선을 앞두고 국내의 이라크 철군 여론이 높아지자, 미국에 한층 밀착하는 강공책을 통해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발상에 따른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호주 여론은 이라크침공때만 해도 참전 찬성율이 높았다. 그러나 미국의 팔루자학살, 이라크포로 강간-학대 등의 만행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철군 여론이 급속히 높아졌다.
한 예로 호주 일간 <오스트레일리안>이 지난 5월4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주인들 가운데 50%가 '미군 주도의 이라크전쟁에 참전할 필요가 없었다'고 응답해, 이라크전 발발이래 처음으로 참전찬성 비율을 넘어섰다. '참전할 필요가 있었다'는 응답비율은 40%로 급속히 줄어들었다.
또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5%는 적어도 '올해 2.4분기인 6월까지는 철군을 해야 한다'고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47%는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에는 귀국해야 한다'고 응답해, 연내철군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호주는 올해말에 총선이 잡혀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야당인 노동당은 일관되게 이라크전 참전을 반대해왔으며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철군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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