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문중원열사대책위원회를 꾸린다. 민주노총 차원의 열사대책위가 꾸려지는 것은 2013년 한진중공업 최강서열사대책위 이후 7년만이다.
민주노총은 11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사대책위 구성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문중원 열사가 남긴 요구는 이제부터 민주노총의 요구"라며 "민주노총은 전 조직의 힘을 모아 문중원 열사의 뜻대로 한국마사회의 부정과 비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물론 선진경마제도 폐기와 공공기관 운영의 결정과 책임이 있는 문재인 정부가 하루빨리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전 조직적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열사대책위 위원장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맡았다. 마사회 및 정부 등과 교섭을 담당하는 집행위원장은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진기영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이 맡는다. 열사대책위에는 상황실, 조직기획팀, 선전홍보팀, 진상조사팀, 유가족팀 등을 두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각 가맹 산하조직 및 단위사업장에 추모분향소를 설치하고 열사대책위를 중심으로 전국동시다발 기자회견, 1인 시위, 결의대회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문중원 열사 문제 해결 과정에 온 조직적 힘을 다할 것"이라며 "민주노총은 2020년 첫 중앙집행위원회를 문중원열사대책위 구성으로 시작했고, 첫 결의대회도 열사대책위 주최로 1월 18일 서울 도심에서 열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민족의 명절인 설 전에 유족들이 문중원 열사를 마음에 묻고 조금이라도 마음을 달랠 수 있도록 정부와 마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국민적 관심과 함께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고 문중원 기수는 지난 11월 29일 조교사의 부정 경마 지시와 불공정한 마방 배정 시스템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후 유족은 43일째 장례를 치르지 못한 채 마사회와 정부에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부터는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앞에 문 기수의 시신이 담긴 운구차를 대고 시민분향소를 차린 뒤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과 지난 4일, 유족은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을 만나고자 서울에 위치한 마사회 본관을 찾았지만 마사회는 경찰 경호를 요청하고 유족을 건물에도 들이지 않았다.
문 기수가 다니던 부산경남경마공원이 개장한 이래 지난 14년 간 7명의 기수와 마필관리사가 자살했다. 한 직장에서 2년에 1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나온 것이다. 서울이나 제주경마공원에서는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고인의 부인인 오은주 씨는 "제 남편을 다시 살릴 수는 없다"며 "하지만 또 한 명의 억울한 죽음이 나오지 않게 저는 오늘보다 내일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 씨는 "부산에서만 7명이 억울한 목숨을 던졌다"며 "제 남편의 죽음이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씨는 "차디찬 길바닥에 누워있는 남편을 빨리 데려가 좋은 곳으로 보내주고 싶다. 그리고 애타게 저를 찾는 아이들에게 돌아가고 싶다"며 "제 목소리가 정부 제일 높은 곳에 닿을 수 있도록 여러분이 힘이 되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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