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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마저도...'IT 비상'에 한국경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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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마저도...'IT 비상'에 한국경제 휘청

반도체값 6월말부터 하락 반전, 외국인 연일 매도, 하반기 경제비상

최근 외국인들이 '대표간판주'인 삼성전자를 8일 연속 순매도, 7일 삼성전자 주가가 연중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우리경제의 마지막 생명선인 수출전선에도 비상이 걸리기 시작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삼성전자, 사상최대 실적 예상에도 8일째 외국인 순매도**

7일 거래소시장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달 28일 삼성전자 주식을 16만9천1백50주 순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7일까지도 8영업일 연속 `팔자' 공세를 펴고 있다.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는 지난달 29일 16만2천8백6주, 30일 5만8백2주, 이달 1일 5만7천5백38주, 2일 18만7천8백87주, 5일 8만9천5백92주, 6일 2만8백29주 등이다. 7일에도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계속돼, 삼성전자 주가는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를 선호하던 외국인투자가들이 이처럼 삼성전자 보유물량을 줄이기 시작한 것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최근 반도체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세계경제가 침체기로 접어들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우려에 기초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4분기의 실적도 1.4분기 실적을 능가하는 초호황을 기록할 게 확실시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에서 2.4분기 실적은 1.4분기를 능가하며 창사이래 최대호황을 기록할 게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투자가들이 삼성전자 보유물량을 줄이기 시작한 것은 세계적으로 IT(정보통신)산업의 사이클(순환주기)이 상승국면에서 하향국면으로 반전되기 시작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IT사이클 상승에서 하향으로 반전"**

실제로 최근 IT산업에 대한 전망은 얼마전까지의 '핑크빛'에서 '잿빛'으로 급속히 바뀌는 추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 유수의 경제전망기관들은 "반도체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최소한 내년까지는 반도체 호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낙관해왔었다.

하지만 리만브라더스의 아납 챈더 애널리스트는 6일(현지시간) 지난 2001년 상승국면으로 전환했던 반도체산업의 순환주기가 하향국면으로 전환됐다고 분석하며 어플라이드마이크로서킷츠(AMC)와 코넥선트, PMC-시에라, 비테세세미컨덕터, 인텔 등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6일 뉴욕증시에서 코넥선트 주식은 무려 43%나 폭락했고 PMC-시에라는 6.9%, AMC와 비테세 역시 각각 10%, 14% 폭락했으며 인텔 주가도 0.84% 내렸다. 이같은 개별 반도체주가의 급락으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4% 급락한 439.1로 마감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어드밴스드 포어캐스팅(AF) 역시 이날 "반도체산업은 성숙기에 접어든 산업"이라며 하향국면 진입을 시인했다. AF의 로사 루이스 마케팅상무는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반도체산업이 계단함수 형태의 하락세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며 "연평균 성장률이 하향추세에 들어설 것이지만 하락속도는 매우 점진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반도체산업의 성장률이 두자릿수에서 한자릿수대로 줄어들고 있는 것과 관련, 계단함수 형태의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지적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물시장에선 6월말부터 반도체값 하락세로 반전**

이같은 전망에 앞서 시장에서는 3.4분기가 시작된 7월부터 반도체 가격이 뚜렷한 하락세로 반전됐다.

우선 PC(퍼스널컴퓨터) 주기억장치로 널리 쓰이는 DDR D램 반도체의 7월 전반기 고정거래가격이 지난달 후반기에 비해 2~5% 하락했다.

6일 온라인 D램 중개업체인 대만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56메가비트 용량인 400㎒급 DDR D램의 고정거래가격이 개당 4.50~4.75달러(평균가 4.61달러)로 지난달 후반에 비해 2.7~5.0% 하락했다. 하락세는 6월말부터 시작돼, 400MHz급 DDR D램의 고정거래가격은 6월 후반 전반에 비해 4.76~6.34% 급락, 4달러대로 내려섰다. 또 256메가 333 및 266MHz 제품의 고정거래가격 역시 지난달 후반에 비해 2.7~5.0% 하락했다. 512메가 제품 역시 지난달 후반보다 2.00~5.49% 내렸고, SD램 역시 256메가(32Mx8) 133㎒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이 1.79~4.00% 내렸다.

이는 지난 5월 전세계 반도체 매출액이 1백73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37% 증가했다고 한 반도체산업협회(SIA)의 지난 2일 발표와 비교하면, 얼마나 뚜렷한 변화인가를 감지할 수 있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54%로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나타냈으며 유럽이 29%,북미와 일본이 각각 27%와 25%를 기록해, 한국 반도체업계는 사상최고의 호황을 구가할 수 있었다.

***"세계경제 조정국면 진입, 한국경제 큰 걱정"**

이같은 IT산업에의 적신호는 당연히 경제계를 크게 긴장케 하고 있다. 내수는 완전실종된 마당에 수출전선에도 예상보다 빨리 적신호가 커졌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유병규 경제본부장은 7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호황을 구가해온 세계경기가 조정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IT산업 사이클도 하향곡선으로 반전되기 시작한 게 아닌가 싶다"며 "그마나 IT산업이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IT산업마저 위축되면 경제에 미칠 파장이 대단히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 본부장은 "세계경제가 조정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은 더이상 논란거리도 못되며 단지 관심사는 얼마나 빠르게, 급하게, 큰 폭으로 진행될 것인가"라며 "경제성장률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4분기에 수출호조로 당초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나 3.4분기부터 수출전선에까지 이상이 생기면서 4%대 저성장이 예상된다"며 "연평균으로는 5% 성장 달성이 가능하겠으나 문제는 3.4분기부터 4%로 떨어질 성장률이 내년이후에도 계속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같은 위기 도래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물론, 정부에게도 마땅히 대처할 수단이 없다는 사실이다. 높은 물가 상승률과 내수경기 침체로 인해 금리나 환율 같은 정부의 유일한 정책수단을 사용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에게 시설투자 촉진을 압박하고 있으나, 기업은 이미 포화상태인 자동차-조선-철강 등에 대한 시설확장 투자보다는 고용효과가 미미한 기술연구개발(R&D) 투자를 선호하고 있어 당장 눈앞의 경제불황 타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이헌재 경제부총리도 사석에서 "더이상 쓸만한 수단이 없다"며 정책당국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연 구조적 내수침체에다가 수출부진이라는 쇼크까지 더해질 경우 한국경제가 어떻게 난관을 헤쳐나올 수 있을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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