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추가파병될 한국군은 재건활동과 군사작전에서 미군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의 통제를 받을 것이 분명해 유사시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단지 유일하게 일본의 자위대만이 다국적군의 통제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고위관계자 "자위대만 다국적군 통제에서 제외될 것"**
일본의 교도통신은 6일 이라크 바그다드발 기사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라크주둔 미군의 고위관계자는 6일(현지시간)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위대는 (다국적군 통제를 받지 않는) 유일한 예외일 것"이라고 밝혀, 일본의 자위대를 제외한 한국군을 포함한 다른 나라 군대들은 미군 통제하의 다국적군의 통제를 받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통신에 따르면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 1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해 가와구치 요리코 일본 외상과 만나 "유엔 다국적군으로 재편되더라도 자위대 지휘권을 유지하고자 한다"는 요리코 외상의 발언에 "그것은 당연하다"고 말해 자위대 독자적 지휘권을 인정한 바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역시 지난달 20일 "'일본은 다국적군에 참가하지만 다른 나라의 무력행사와 일체화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국민에게 보여주겠다"며 일본은 예외규정에 따를 것임을 강조했었다.
이는 일본내 자위대 활동과 관련해 불거지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 논란 방지와 함께 자위대의 전투상황 개입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의 이라크 다국적군 참가를 발표하면서 "독자적 지휘권을 확보한 만큼 해외에서의 무력행사를 금지한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었다.
***"군사작전-평화지원활동 모두 다국적군 작전상 통제하"**
문제는 이처럼 자위대는 '예외'로 인정되나, 한국군 등은 예외로 취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라크 주둔 미군 대변인인 마크 키미트 준장은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위대 등 다국적군 참가국은 모두 자국의 고유의 지휘권을 가지되 군사작전이나 평화재건활동 등은 다국적군의'전투장에서의 작전상 통제하'에 들어간다"고 말해, 이라크 주둔 외국군은 모두 다국적군 통제에 따라야 함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군은 일본 자위대와는 달리 다국적군의 통제에 따르게 돼, 이라크 정황이 최악으로 악화될 경우 우리 의사와는 달리 전투상황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우려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7일"우리가 확보한 독자적 지휘권이란 한국군이 맡고 있는 지역에서 부대장의 자체 판단을 통해 평화재건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미군 등 다국적군의) 상급부대 지휘체계를 유지하게 되지만 한국군 사단의 성격, 특성, 명시된 임무 등에 배치되지 않으면서 그 지침을 수용하는 것이고 한국군 지휘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키미트 준장의 발언에 따르면 군사작전이나 평화지원활동은 모두 '다국적군 지휘체계의 작전상 통제하'에 놓이게 되며, 따라서 한국군도 다국적군의 활동지침에 따라 이를 수령해 반영하여야 하므로 이라크 상황 악화에 따라서는 우리 의사와는 상관없이 유사시 분쟁에 휘말릴 소지가 커 보인다. 국방부가 "이라크에서 우리 책임은 평화재건임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어느 누가 보더라도 이라크는 분명한 전쟁터이고 전투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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