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국내 여론에 굴복, 이라크에 추가 파병을 하는 대신 아프가니스탄에서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의 더없는 파트너였던 토니 블레어 총리조차도 국민 반대여론에 무릎을 꿇는 양상이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BBC방송 `뉴스나이트'와 인터뷰에서 현재 이라크에 주둔중인 9천명의 영국군에 병력을 추가하는 즉각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스트로 장관은 `더이상 파병은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에 관해 확실히 말할수가 없다. 이런 문제의 경우 매일 매일, 그리고 매주 매주 검토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 봤을 때 당분간은, 그것이 며칠이 될지, 몇주가 될지, 또 몇달이 될지는 모르지만, 현재의 병력수준이 적당하다는 결정은 내려진 상태"라고 말해 추가파병 계획을 철회했음을 분명히 했다.
영국은 그동안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의 집요한 요구에 따라 이라크에서 철수한 스페인, 폴란드군을 대체할 3천명의 병력을 추가 파병하고 현재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 머물고 있는 활동영역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왔다. 그러나 영국국민 사이에 추가파병 반대여론이 다수를 이루면서, 토니 블레어 정권의 지지율이 급락하자 여론에 굴복해 이같이 추가파병 방침을 백지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트로 장관은 이어 영국군이 현재의 바스라에서 치안이 극도로 불안한 바그다드 남쪽 나자프로 전진 배치될 것이라는 설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이같은 스토로 장관의 발언을 기초로 BBC는 의미있는 수준의 영국군 병력이 이라크보다는 `좀 더 정치적 입맛에 맞는' 아프가니스탄내서의 NATO 활동 임무를 위해 파견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여론에 굴복”-“노동당도 이라크전 및 추가 파병 반대 여론에 우려”**
BBC 및 AFP 통신 등 외신들은 이러한 입장 변화에 대해 “이는 영국군이 국내 여론에 굴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AFP 통신은 이에 대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이끌고 있는 영국 집권당인 노동당내에서조차 상당수 국회의원들은 추가 파병안이 유권자들에게 상당히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고 이라크전에 대해 매우 깊이 비판적이라는데 데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추가 파병안이 집행되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영국군은 이라크 상황변화에 따라 “영국군이 주도하는 주요 나토군을 독일에서 이라크로 이동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국내 여론에 따라 계획을 집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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