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저항세력에 납치됐던 미군 1명이 살해됐다고 아랍위성방송인 알자지라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크로 주권이양이 되자마자 발생한 이번 사건은 이라크의 치안회복이 아직도 요원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다.
***이라크 무장단체, 4월 납치된 미군 1명 살해**
알자지라에 따르면 ‘신과 예언자의 적들에 대항하기 위한 불굴의 힘’이라고 이름을 밝힌 이 이라크 무장단체는 “지난 4월 인질로 잡힌 미군 1명을 살해했다”는 비디오테이프를 방송사에 보냈다. 이 테이프는 알자지라를 통해 이날 새벽 방송됐다.
이 무장단체는 같이 보낸 성명에서 “미국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에서의 정책을 바꾸지 않았다”며 살해 이유를 밝혔다. 무장단체는 또 “이번 살해는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등지에서 미군이 무슬림 전사들에 저지른 학대에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다.
살해된 미군은 미국 오하이오주 출신의 키스 M. 모탱 일병으로 지난 4월9일 바그다드 서부에서 미군 차량으로 이동하다가 저항세력의 매복공격을 받고 포로가 됐다. 이후 미 국방부는 4월16일 모탱 일병이 인질로 잡혀 있음을 공식 인정했었다.
모탱 일병은 화면에서 미군 군복을 입고 있었으며 눈을 가린 채 바닥에 앉아 있었다. 모탱 일병은 머리에 총을 맞고 살해됐으나 알자지라 방송은 살해 장면은 내보내지 않았다.
***팔루자 저항세력, “미군 협조자 공개 응징”**
한편 AP 통신에 따르면 모탱 일병은 지난 4월 로켓추진수류탄과 소형화기 등으로 매복공격을 받을 당시 다른 미군과 미국계 민간인 7명과 함께 실종됐다. 이 가운데 켈로그 브라운 & 루트사 직원 4명의 시체는 공격을 받은 지역 근처에서 발견됐었다. 또한 당시 같이 납치됐던 엘머 크라우스 병장의 시체는 이후 발견됐으며 민간인 운전사는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
나머지 두 명의 행방은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이밖에도 현재 미군 군납업체 직원과 터키인 3명이 인질로 잡혀 있는 데다가 28일 또다시 2명의 터키인이 새로 인질로 잡힌 상태다.
이라크 팔루자 지역 저항세력은 미군에 협력하는 자를 응징하겠다고 밝히고 나서 인질 납치와 살해는 계속될 전망이다.
AP 통신이 입수한 비디오테이프에 따르면 팔루자 저항세력을 대변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 ‘팔루자 순교자단체 총사령부’는 “팔루자에서 저항단체를 공격하는 미국인들에게 협조하거나 거래하는 모든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 단체는 자신들은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는데 팔루자 지역에 있는 강경 무장단체들로 분석되고 있다. 이 테이프에서 이들 단체원들은 얼굴에 두건을 두르고 로켓 추진식 수류탄을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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