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한중) 양국은 물론 북한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며 "모처럼 얻은 기회가 결실로 이어지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해 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정한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협상 재개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한 것이다.
문 대통령 취임 후 한중 정상회담은 이번이 여섯 번째로, 지난 6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개월 만이다. 베이징에서의 양자 회담은 2017년 12월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이후 2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여러 번 중국에 왔는데 올 때마다 상전벽해(桑田碧海)와 같은 중국의 발전상에 놀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중국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시 주석의 리더십과 중국 국민들의 성취에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한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많은 성과와 변화들이 있었다"며 "한중 간 교류가 활기를 되찾아 양국 교역이 2000억 불을 넘어섰고 8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이웃처럼 양국을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시 서로 섭섭할 수는 있지만 양국의 관계는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경색됐던 한중 관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내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신남방·신북방 정책 간의 연계 협력을 모색키로 합의한 이후 최근 구체적 협력방안을 담은 공동보고서가 채택됐다"면서 "이를 토대로 제3국에 공동 진출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들이 조속히 실행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맹자는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고 했다"면서 "한·중은 공동 번영할 수 있는 천시와 지리를 갖췄으니 인화만 더해진다면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가까운 시일 내에 시 주석을 서울에서 다시 뵙게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한 양국은 아시아, 나아가 세계에서 무게감과 영향력이 있는 나라"라며 "우리는 양자관계가 보다 더 좋은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실현하고 지역의 평화·안정·번영을 촉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를 수호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넓은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줄곧 긴밀하게 협력을 해온 친구이자 파트너"라며 "현재 세계 100년 동안 없었던 큰 변곡에 대해서 우리는 중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키고 발전시키고 양국의 공동된 이익을 수호하고 넓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나는 문 대통령과 함께 양자 관계가 새롭고 더 높은 수준에 오를 수 있도록 견인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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