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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조사는 '최소한' 다섯 가지 목적이 있다

미국 재난 안전 전문가 스캇 개브리얼 놀즈 드렉셀 대학교 교수 간담회

"재난조사는 연구 후 도서관에 처박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활동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한다" - 스캇 개브리얼 놀즈 드렉셀 대학교 교수

실효성 있는 재난조사를 위해서는 최소한 다섯 가지 질문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주최로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미국 재난 안전 전문가 스캇 놀즈 드렉셀 대학교 교수 간담회가 열렸다. 놀즈 교수는 2017년 여름에 카이스트 방문학자로 한국을 방문해 특조위와 유가족들과 인터뷰를 한 바 있다.

재난조사는 '최소한' 다섯 가지 목적이 있다

놀즈 교수는 "재난조사는 다양한 목적이 동시에 수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중 놀즈 교수가 강조한 것은 △책임을 지우기 △사건을 설명하기 △피해자들의 요구에 응답하기 △교훈을 배우기 △사건을 종결하기 등 다섯 가지다. 놀즈 교수는 다섯 가지 카테고리에 대해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재난 후 우리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알기 위해서 꼭 대답해야 하는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책임 지우기'에 대해 놀즈 교수는 "기존의 법적 시스템이 재난을 포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개인의 잘잘못을 가리는데 급급해 큰 규모의 재난을 다루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엑손 발디즈 사건을 예로 들었다. 엑손 발디즈 사건은 1989년 지중해에서 유조선 엑손 발디즈(엑슨발데즈)가 좌초되면서 24만 배럴의 원유가 프린스 윌리엄만에 유출된 사고다. 놀즈 교수는 엑손 발디즈 사건을 "최악의 환경재난"이라며 "그러나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조셉 헤이젤 우드 선장은 아무런 책임 없이 풀려났다"고 기존 법의 한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세월호 사고에서 알 수 있듯이 몇몇의 잘못된 사람을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놀즈 교수는 재난조사의 다섯 가지 중 '사건 설명하기'를 두고 "재난을 설명하는 새로운 방식"이라며 "재난이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서 일어나고 시작과 끝이 있다는 해석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놀즈 교수는 "세월호와 가습기살균제 서사를 봤을 때 아이가 아프거나 배가 침몰하는 특정한 사건이 시작이 아니다"라며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고를 예로 들었다. "짧게는 뉴올리언스의 댐이나 펌프 시스템이 왜 잘못됐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좀 더 길게는 40년 전에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왜 반복됐는지, 더 길게는 80년에 걸친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에 대해 설명해야한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의 요구에 응하는 것'과 '교훈을 배우기' 등도 제시됐다. 피해자들의 요구에 응하는 것은 피해자, 또는 그 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원인을 찾는 것을 말한다. 놀즈 교수는 9·11 테러로 소방관인 아들을 잃은 샐리 리젠하드의 사례를 들며 "'테러가 나서 건물이 무너졌다'는 말로는 비번인 아들이 현장에 출동하고, 사망하고, 유해를 찾지 못한 점들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교훈을 배우는 것은 실제적인 대책 마련을 의미한다. 놀즈 교수는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물이 들어오는 곳에 건물을 세우지 말라는 대책이 세워졌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사건을 종결짓기'에 대해 놀즈 교수는 "누가 사망했는지는 밝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놀즈 교수는 "9·11 테러의 경우 1700여명의 피해자 유해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재난조사기구는 바로 이 일을 수행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난조사가 끝났다고 선언하는 것은 그 감정을 보존하고 추모하는 것이다"라며 "세월호 기억교실을 방문하고 큰 감동을 받았다. 추모시설의 좋은 예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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