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간신히 3.1%의 경제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부자 숫자는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1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분양가가 30%대나 폭등할 정도로 아파트 투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부가 한쪽으로 쏠린 결과다.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가 컨설팅 업체 캡제미니와 공동으로 실시해 15일(현지시간) 발표하고 연합뉴스가 16일 보도한 <세계 재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에서 금융자산이 1백만달러 이상인 `다액 순자산보유 개인(HNWI)'은 7백70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7.5% 증가했다.
지난해 HNWI 증가율은 홍콩이 4만5천명(30% 증가)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도가 6만1천명(22%)으로 2위, 그리고 그 뒤를 이어 한국과 스페인이 각각 6만5천명과 12만9천명으로 18% 증가율을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2백27만2천명(14%)으로 4위를 차지했고, 세계최대 경제성장국인 중국의 경우는 12% 증가에 그쳤다. 이밖에 체코(12%), 호주, 캐나다(각 11%), 영국(8%) 등도 거액 재산가들의 수가 크게 늘어난 국가로 분류됐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지역의 HNWI 증가율이 13.5%로 가장 높았고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은 8.4%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유럽이나 중동(각 2.4%), 라틴 아메리카(1.3%)에서 거액 재산가의 증가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메릴린치는 지난해 전세계 HNWI의 재산은 28조8천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7.7% 성장했으며 앞으로도 매년 7%의 성장을 계속해 2008년이면 이들의 재산이 40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메릴린치 조사보고서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3.1%로 형편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을 강타한 아파트 및 부동산 투기열풍으로 중산층과 서민의 자산이 상류층으로 이전되는 이른바 '뱀파이어 경제'가 작동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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