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권이양시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오고 새 이라크 결의안도 유엔에서 통과됐지만 이라크 치안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 그대로다. 저항세력의 폭발공격으로 이라크인 16명이 숨지고 이라크 임시정부 요인들도 암살되는가 하면 미국 민간인 살해와 납치도 이어졌다.
***이라크 정부 요인 및 주요 인사 암살 잇따라 **
아랍위성방송인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라크 교육부 카말 자라 공보문화국장은 13일(현지시간) 오전 출근하기 위해 바그다드 인근의 집을 나서던 순간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이라크 임시정부 요인이 암살되기는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 12일에도 바삼 살리 쿠바 외무차관이 바그다드 아지미야 지역에서 암살됐으며 지난 9일에는 암마르 알-사파르 보건부 차관이 총격을 받았으나 경호원들의 대응사격으로 목숨을 건졌다. 쿠바 외무차관은 지난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이후 귀국한 직후였다.
13일에는 이라크 바그다드 대학에서 정보통신을 강의하고 있는 사브리 알-바야티 교수도 바그다드 중심인 밥 알-마타미야 지역에서 총격을 받아 숨졌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미군 점령 이후 이라크 지식인을 노린 암살이 잇따르자 약 2천명에 이르는 대학 교수, 학자들이 이라크를 떠났다.
이라크 주요 인사 암살은 종교계 인사에도 이어졌다. 12일에는 쿠르드계 수니파 종교지도자인 세이크 이야드 쿠르시드 압델 라자크가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에서 저항세력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암살사건은 쿠르드계 수니파 종교지도자를 노린 첫 번째 공격이다.
***주권이양 방해 및 권력 갈등 등 다양한 분석, 기간시설도 파괴**
암살사건의 배후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파악되고 있지 않지만 구 바트당 출신 세력, 기타 주권이양을 방해하려는 저항세력, 임시정부 출범을 앞두고 격한 권력갈등을 겪고 있는 정파간 권력투쟁의 산물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이라크 키루쿠크와 터키를 잇는 송유관이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아 폭파된 바 있어 주권이양을 앞두고 이를 방해하려는 저항세력의 공격이라는 분석이 강하게 제기됐었다.
또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밤엔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백80km 떨어진 바이지에서도 가스 파이프라인이 폭파돼 이라크 최대 발전소 가운데 한 곳의 가동이 중단돼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되기도 했다.
***차량폭탄공격도 이어져, 이라크인 16명 숨져. 미군 1명도 사망**
저항세력의 전형적인 공격방법인 자동차 폭발 공격도 여전히 지속됐다. 미군 주도 연합군 점령당국(CPA)에서 가까운 미군기지 부근인 바그다드 남동쪽 루스투미야 지역에서 이라크 경찰차량 2대가 순찰하는 도중 주차돼 있던 차량 한대가 폭발해 경찰 4명을 포함해 이라크인 16명이 숨졌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앞서 이날 그린 존 내 CPA 본부가 로켓공격을 받아 폴 브리머 미 최고 행정관이 본부로 사용하고 있는 공화국궁 일부가 손상됐다고 한 관리가 밝히기도 했다.
또 미국이 자금을 후원하고 있는 아랍방송인 알-이라키야에서 일하고 있는 이라크인 2명도 이라크과 시리아 국경 부근에서 죽은채로 13일 발견됐다.
미군들을 노린 공격도 잇따라 바그다드에서 북쪼긍로 20km 떨어진 타지 근처에서 도로에 매설돼 있던 폭탄이 터지고 총격이 발생해 미군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당했다고 미군 대변인이 밝혔다.
***미국 민간인 살해도 잇따라 발생. “납치 미국인, 미군 포로 학대와 똑같이 대우”**
한편 알-카에다는 12일 미국 전력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미국인 케네스 스크로그씨를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정유업자인 폴 존슨씨를 납치했다고 주장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스크로그씨는 사우디 리야드의 자신의 집에 차를 주차하는 순간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알-카에다는 한 이슬람 웹사이트에 띄운 성명서를 통해 “이번 납치와 살해는 이라크 아브 그라이브 교도소와 쿠바 관타나모 교도소에서 미국이 저지른 이슬람 포로 학대에 대한 복수”라며 “납치된 미국인은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이라크 포로들이 당한 방법대로 대우받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이번 납치와 살해사건과 관련해 이번 사건은 친미 왕정을 표방하고 있는 사우디 왕가를 몰아내고 서구인들을 사우디에서 쫒아내기 위한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알-카에다는 이밖에 13일 한 미국인을 살해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공개했다. 살해된 미국인은 로버트 제이콥으로 지난 8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총격을 받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카에다는 이 미국인이 “스파이 그룹 비넬을 위해 일한 유대계 미국인”이라고 주장했는데 제이콥은 사우디 방위군을 훈련시키는 미국 비넬사에 근무하고 있었다.
이번 비디오테이프에서 괴한 두명은 이 미국인을 쫒아가며 총격을 가하고 이 미국인이 쓰러지자 목을 베는 장면도 담겨 있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들 괴한들은 “지하드”를 외쳤으며 상황이 끝난뒤 화면에는 “지하드의 목소리- 아랍 반도에서 이교도들을 축출하라”는 문구가 나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