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사회단체가 12월 10일 광주YMCA(금남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대학교에 이어 국립아시아문화전당까지 홍콩시민활동가 초청 간담회 장소 사용을 불허한 것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전남대가 광주 중국 총영사관이 항의 및 압력에 의해 대관을 취소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는 대한민국 국립대학에서 열리는 행사에 압력을 넣은 중국정부의 내정간섭이며, 대한민국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도 힘으로 막을 수 있다는 오만한 패권주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한 “5·18 정신의 상징적 거점 중의 하나인 전남대가 5월 정신을 이어 홍콩의 민주화를 지지해달라는 호소에 응답하기는커녕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내딛는 소중한 발걸음마저 되돌려 세우는 작태에 절망과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들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조치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했다.
이들은 전남대의 갑작스런 대관 취소에 따라 불가피하게 예 도청 별관을 간담회 장소로 사용할 예정이었지만 “5·18 관련 단체나 시민단체들이 지금까지 아무런 제약없이 사용해왔던 전례를 깨고 대관절차 등을 요구하며 사용불가 통보를 한 결정의 근거와 주체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전남대와 아시아전당 양 기관이 잇달아 대관을 불허한 조치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자유롭지 못한 전남대, 문체부에서 자유롭지 못한 아시아전당측이 전례없는 대관 불허조치를 한 것을 보면 상위기관 또는 정부 차원의 지침이 작동됐다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이들 단체들은 국가인권위원회, 교육부, 외교통상부 등에 인권침해 및 주 광주 중국영사관의 내정간섭 행위에 엄중한 경고를 요구하는 진정을 제출하기로 했다.
기자회견 이후 이어진 홍콩시민활동가 간담회에 참여한 A 씨는 “홍콩 시민은 지금 인민해방군이 살상진압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세계인들이 홍콩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기를 간절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A 씨는 광주를 찾은 이유에 대해 “한국영화 ‘1987’과 ‘택시운전사’를 많은 젊은이들이 눈물을 흘리며 보았다. 한국민주화 투쟁의 상징적인 장소 광주에 와서 홍콩시민들과의 연대를 호소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A 씨는 “민주화 투쟁의 도시 광주의 국립대학에서 토론회 장소 사용 정도를 불허한다는 말을 듣고 쉽게 이해가 안돼 당혹감을 느꼈다”고 대관 불허 사태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중국 학생들과의 갈등에 대해 묻는 질문을 받은 A 씨는 “갈등은 없다. 오히려 홍콩에 거주하는 중국 학생들이 ‘동참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편지를 몰래 건네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며 최근 언론의 중국인 학생들과의 충돌을 부인했다.
어떻게 도움을 주면 좋겠느냐는 청중의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은 세월호 투쟁이나 촛불시위에서 나타났듯이 시위문화의 뛰어난 창조자이다. 홍콩을 도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찾아 달라”고 역 주문을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 행사에 중국인 유학생들의 방해 시위를 우려한 경찰은 행사장 앞에 경비 병력을 배치했지만 소요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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