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청와대 전·현직 고위 관료 65명의 부동산 재산이 3년 사이 평균 3억2000만 원이 올라 40% 정도 부동산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김조원 민정수석비서관, 장하성 전 정책실장 등 부동산 재산액 상위 10위권은 9억3000만 원이 증가해 상승률이 52%나 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정부 대통령 비서실에서 재직한 1급 이상 고위 공직자 76명 중 아파트·오피스텔을 보유한 65명의 부동산 재산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대통령 비서실 공직자 재산은 1급 이상의 공무원만 공개된다.
경실련에 따르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비서실 소속 고위 공직자들 65명의 아파트·오피스텔 시세 평균은 2017년 1월 8억2000만 원에서 지난 11월 11억4000만 원으로 3년여 만에 3억2000만원(40%)이 올랐다.
가격 상승액 기준 상위 10인의 부동산 재산은 3년 새 평균 10억 원이 올랐으며, 보유액은 1인당 평균 27억1000만원에 달했다. 가장 많이 오른 참모는 주현 전 청와대 중소벤처비서관으로 13억 8000만 원이 올랐고, 여연호 국정홍보비서관은 11억3000만 원, 김조원 민정수석비서관은 11억 원이 각각 상승해 1~3위를 기록했다.
조국 전 민정수석은 16억4000만 원에서 2억4000만 원 증가한 18억8000만 원으로 전체 14번째로 재산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경우 논란이 됐던 흑석동 상가주택을 34억5000만 원에 매각해 1년 만에 8억8000만 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국민이 강남 가서 살 이유는 없다"고 말했던 장하성 전 정책실장의 잠실아시아선수촌 아파트는 10억7000만 원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수현 전 정책실장의 경우 과천 주공 6단지 아파트가 재건축되며 가격이 10억4000만 원 상승해 집값이 2배 이상 뛰었으며, 김상조 정책실장의 청담동 아파트도 2017년 11억 원에서 16억 원 정도로 가격이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2개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기준 13명에서 올해 기준 18명이 2개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박진규 통상비서관은 4채, 황덕순 일자리수석비서관등 3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실련은 "문재인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며 안정화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청와대 관료들의 부동산 재산은 수억 원 올랐다"며 "청와대가 부동산 가격 안정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거짓 통계를 보고받고 있어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청와대 관료들의 부동산 재산은 수억 원 올랐다"며 "소득주도 성장이 아닌 불로소득 주도 성장만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공개된 청와대 참모진들의 부동산재산의 공시지가는 실거래가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실련이 가격 상승액 기준 상위 10명이 보유한 12채의 아파트에 대해 땅값 시세와 공시지가를 비교한 결과 시세 반영률은 평균 39%에 그쳤다. 고위공직자들의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의미다.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은 64.8%였다.
현행법상 4급 이상 공직자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공시가격 또는 실거래가 기준으로 부동산 재산을 신고하게 돼 있다. 고위 공직자가 공시지가를 신고해 부동산 재산을 축소 공개한다는 지적이 일자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6월 시행령을 개정해 공시가와 실거래가 중 높은 금액을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경실련 측은 "고위공직자는 부동산의 공시지가와 시세를 함께 신고하게끔 해야 한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부동산 투기 근절에 나서지 않는다면 정부 관료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수혜자이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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