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또 다시 '망령 든 늙다리'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쓰며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잃을 것이 없으니, 미국 측에서 충돌을 멈출 방안에 대해 고민하라는 강경한 입장도 거듭 밝혔다.
지난 2월 말 2차 북미 정상회담 때까지 미국과 협상을 이끌었던 전 통일전선부장인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은 9일 담화에서 북한에 대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참으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 대목이다. 이럴 때 보면 참을성을 잃은 늙은이라는 것이 확연히 알리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매우 초조해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며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망녕(망령)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 시각)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사실상 모든 것 (잃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7일(현지 시각)에는 백악관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나는 놀랄 것"이라며 "나는 그(김정은)가 선거에 개입하길 원한다고 생각지 않지만 우리는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트럼프가 만약 우리더러 보고 들으라고 한 언행이라면 트럼프식 허세와 위세가 우리 사람들에게는 좀 비정상적이고 비이성적으로 보인다는 것과 내뱉는 말마디 하나하나가 다 웃지 않고는 듣지 못할 소리들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의 이상한 목소리를 듣고 우리가 앞으로 할 일에 대해 고려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걱정 또한 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는 조선(북한)에 대하여 너무나 모르는 것이 많다. 우리는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일갈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더이상 우리에게서 무엇을 빼앗는다고 해도 굽힘 없는 우리의 자존과 우리의 힘, 미국에 대한 우리의 분노만은 뺏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어떠한 자극적인 표현도 하지 않았다면서 미국과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기도 했다.
그는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지만 우리 국무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을 향해 아직까지 그 어떤 자극적 표현도 하지 않았다. 물론 자제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없었다"며 "그러나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나는 트럼프에 대한 우리 국무위원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미국과 협상 시한인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격돌의 초침을 멈춰 세울 의지와 지혜가 있다면 그를 위한 진지한 고민과 계산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지금처럼 웃기는 위세성, 협박성 표현들을 골라보는 것보다는 더 현명한 처사일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시간끌기는 명처방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용기가 없고 지혜가 없다면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미국의 안전 위협이 계속해 커가는 현실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날 저녁 리수용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도 담화를 발표,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이 중단돼야 한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 안 있어 연말에 내리게 될 우리의 최종판단과 결심은 국무위원장이 하게 되며 국무위원장은 아직까지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에 있다"며 "또한 누구처럼 상대방을 향해 야유적이며 자극적인 표현도 쓰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 부위원장은 "트럼프는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매우 궁금해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어떤 행동을 할지 매우 불안 초조해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발언이 "겁을 먹었다는 뚜렷한 방증"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트럼프는 몹시 초조하겠지만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며 더 큰 재앙적 후과를 보기 싫거든 숙고하는 것이 좋다"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리 부위원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심기를 점점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트럼프의 막말이 중단되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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