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라크 주둔 영국군 가운데 상당수가 앞으로 18개월 안에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과 함께 이라크전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영국군의 철수 시한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연합군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간주되고 있다.
***블레어 영 총리, “영국군 이라크서 18개월 안에 철수”**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지에 따르면 블레어 영국총리는 영국 BBC1 방송에 출연해 “확실히 내년말까지 이라크 주둔 영국군의 상당수가 철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또 “중요한 것은 우리는 임무를 완성할 때까지 그곳에 남아있을 것”이라면서도 “1년안에 우리가 현재 있는 곳으로부터 영국군의 실질적인 감축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 철수 시한 준수 여부는 이라크의 능력에 달려있지만 며칠 전 이라크 국방장관과 만났을때 그는 이를 매우 낙관적으로 바라봤다”며 내년 말까지 18개월 안에 영국군 주력부대를 철수시킬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블레어 총리가 이처럼 구체적인 철수시한을 못박은 이유에 대해 <가디언>은 영국 국민들의 우려를 꼽았다. “영국 대중들은 명확한 출구 전략이 없는데 대해 우려해왔으며 그러한 두려움을 완화하기 위해서 새로운 시간표가 제시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총리가 미군과 함께 이라크전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영국군의 구체적인 철수시한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군 등의 연합군의 출구 전략이 구체적인 모습을 띄어가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라크 치안 상황 예상보다 더 악화”, 추가 파병 연기로 정치적 논란 일기도**
블레어 총리는 철수 시한을 이처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과 함께 “이라크의 치안 상황이 1년전 예측한 것보다도 더 악화되고 있다”고 인정하고 “오는 6월 30일 주권이양까지 폭력 상황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크게 우려했다.
그는 하지만 “몇주 안에 추가로 3천명의 영국군 파병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라크 주둔 영국군 병력은 지난주 3백70명을 추가로 파병한다고 밝힌데 따라 8천9백명으로 미군 다음의 규모이다.
지난주 당초 영국 정부는 3천명의 추가 병력 파병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영 정부는 3백70명의 병력 파병만을 발표해 의구심을 자아낸바 있다. 일부에서는 다음주 지방선거와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블레어 총리의 노동당이 정치적인 타격을 우려해 발표를 연기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블레어 총리는 이에 대해 “파병 병력 규모와 배치 장소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발표가 연기됐던 것”이라고 밝혀 정치적 논란을 잠재우려 했으나 <가디언>은 “일선 군 장교들은 정부의 발표 연기 결정은 정치적 이유로 인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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