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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맨" vs "늙다리"…북미 '말폭탄' 재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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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맨" vs "늙다리"…북미 '말폭탄' 재시동

최선희 "계산된 도발로 확인되면 맞대응 폭언 시작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을 언급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한 것에 대해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나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늙다리"라는 표현을 썼다. 2017년 북미 관계가 위험수위로 치달았을 때 사용하던 '말 폭탄'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5일 최선희 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조선(북한) 무력 사용이라는 표현은 국제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우리가 더욱더 기분 나쁜 것은 공화국의 최고 존엄에 대해 정중성을 잃고 감히 비유법을 망탕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사용 발언과 비유호칭이 즉흥적으로 불쑥 튀어 나온 실언이었다면 다행이겠지만 의도적으로 우리를 겨냥한 계획된 도발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며 "바로 2년 전 대양 건너 설전이 오가던 때를 연상시키는 표현들을 의도적으로 다시 등장시키는 것이라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도전으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만약 그러한 표현들이 다시 등장하여 우리에 대한 미국의 계산된 도발이었다는 것이 재확인될 경우 우리 역시 미국에 대한 맞대응 폭언을 시작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위기일발의 시기에 의도적으로 또다시 대결 분위기를 증폭시키는 발언과 표현을 쓴다면 정말로 늙다리의 망령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진단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라고 표현한 것은 북미 양국 최고지도자가 서로를 향해 막말을 퍼붓던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2017년 9월 21일 김정은 위원장은 본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양측이 가시돋힌 말을 주고 받으면서 전쟁 위기 직전까지 갔던 2017년의 양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최 부상이 이날 담화에서 "우리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하여 아직 그 어떤 표현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무력사용과 비유호칭이 다시 등장하는가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혀 미국이 추가로 도발적 표현을 하지 않는 한 김 위원장이 비난전에 가세하는 일은 자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날 북한은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은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 사용 발언과 관련 "만약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미국에 있어서 매우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맞선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 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영국에 방문해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할 수도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지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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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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