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해외고 송영준 군 '전교 꼴찌에서 수능 만점'..."목표였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해외고 송영준 군 '전교 꼴찌에서 수능 만점'..."목표였다"

사교육 없이 홀로 공부 기염..."사회 바로세우고 이웃 돕는 검사 꿈"

“만점을 목표로 공부했어요. 과외나 학원에 기대지 않아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고,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경남 김해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송영준 군은 자신의 목표와 노력, 믿음대로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 전국 15명 중 한 명이고, 경남에서는 유일한 만점자이다.

송 군은 김해외고 입학 직후 치른 반 편성 시험에서 127명 중 126등을 했고, 전교 꼴찌 성적 앞에 크게 좌절도 했다.
▲2020학년도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경남 김해외국어고등학교 송영준 학생이 성적통지표를 받은 4일 학교에서 인터뷰를 하며 지난 3년간 공부 해왔던 과정과 검사가 되고 싶다는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프레시안(김병찬)
중학교 때까지 전교 10등대의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지만, 그 흔한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 한 번 받지 않고 혼자 공부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똑똑히 깨닫는 순간이었다.

“집안 사정으로 마음껏 교재를 사거나 남들처럼 외부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진학 직후 사교육을 받은 아이들한테 성적이 밀렸다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었습니다.”

송 군은 이 일이 있은 후 특성화고등학교로 전학하겠다며 담임교사에게 상담을 신청하기도 했다. 식당일을 하며 힘들게 가정을 이끌어가는 홀어머니를 위해 빨리 취업해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었다.
▲송영준 학생이 4일 받은 수능 성적통지표. 국어와 수학(나형), 사회탐구영역 한국지리와 사회문화 2과목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고, 점수 없이 등급만 발표되는 영어와 한국사에서도 1등급으로 전과목 만점을 받았다. ⓒ프레시안(김병찬)
담임교사는 장학금을 알아봐주겠으니 포기하지 말라고 격려했고, 송 군은 자신을 위해주는 선생님께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공부에 집중했다.

1년 후 2학년 첫 모의고사 결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고1 여름방학을 지나면서 많이 달라졌어요. 수학이 가장 어려웠는데 문제집 7권을 풀고 나니 자신감도 생겼고, 다른 과목 공부에도 시간을 더 나눌 수 있게 돼 성적이 올랐습니다.”

송 군은 이후 1~2등을 놓치지 않았다. 1,2학년과 3학년 1학기까지는 학교시험도 준비해야 했기에 힘들었지만, 하루 14시간 이상씩 공부하는 습관을 유지했던 결과이다.

“학원이나 과외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집 하나를 놓고,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송 군은 수능에서 사회탐구 과목이 제일 어려웠다고 했다. 국어도 애매한 부분이 있어 만점이 나올 수 있을까도 의심했다고 한다.

“사회탐구는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개념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국어는 과목의 특성상 애매한 부분이 있었거든요. 근데, 가채점을 하니 전 과목이 만점이었어요.”

수학과 영어는 자신이 있었고, 국어만 운이 좀 따라주면 목표했던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적중했다.

“만점이라는 게 흔하지 않은데, 그 주인공이 저라는 게 믿기지 않아요. 실감이 나질 않죠. 마치 남의 인생과 영광을 대신 누리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하하하.”

송 군은 검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법을 알면 그만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수시를 넣었고, 오는 10일 발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나중에 커서 검사가 돼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어쨌든 직업적으로 검사가 되면 사회를 바로세우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도 자신이 받았던 많은 도움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베풀며 살고 싶다는 송 군의 미래가 사뭇 궁금해진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