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와중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을 방문해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 북한이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4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조선혁명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결정하기 위하여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를 12월 하순에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원회의는 지난 4월 10일 제4차 회의가 열린 이후 8개월 만이다. 당시 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과 협상 시한을 올해 말로 상정하고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 양측은 수 차례 접촉을 이어갔으나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했다.
또 양측은 지난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접촉을 가졌지만 이 역시 결렬로 마무리됐고, 이후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가 없다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역시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북 제재 해제 등을 골자로 하는 대북 적대시 정책을 먼저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북미 양측 접촉은 소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국면에서 북한이 전원회의를 개최해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를 토의하겠다고 밝힌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국과 협상 기조를 수정하고 이른바 '새로운 길'의 방향을 공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몇몇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 방문했던 백두산과 삼지연 군을 최근에 잇따라 찾았다는 것 역시 이같은 추정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백두산을 방문했다며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동행한 (군) 지휘성원들과 함께 군마를 타시고 백두대지를 힘차게 달리시며 백두광야에 뜨거운 선혈을 뿌려 조선혁명사의 첫 페이지를 장엄히 아로새겨온 빨치산의 피어린 역사를 뜨겁게 안아보시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제국주의자들의 전대미문의 봉쇄 압박 책동 속에서 우리 당이 제시한 자력 부강, 자력번영의 노선을 생명으로 틀어쥐고 자력갱생의 불굴의 정신력으로 사회주의 부강조국 건설에 총매진해 나가고 있는 우리 혁명의 현 정세와 환경, 혁명의 간고성과 장기성에 따르는 필수적인 요구에 맞게 당원들과 근로자들, 군인들과 청소년 학생들 속에 백두의 굴함없는 혁명 정신을 심어주기 위한 혁명전통 교양을 더욱 강화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세우기 위해" 백두산에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16일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라갔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말을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 특히 이번에는 군 인사들이 대거 수행하면서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빨치산을 연상시키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과 부인인 리설주, 조용원 당 제1부부장은, 박정천 총참모장 등 고위 간부들은 백두산을 배경으로 모닥불을 피우며 손을 쬐는 사진을 내보냈다. 이는 북한이 김일성 주석과 부인 김정숙 등 항일 빨치산들이 백두산에서 모닥불을 피우며 항일 의지를 다져왔다고 선전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재연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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