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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착륙, 그린스펀 손에 달려"

블룸버그통신 "중국은 미 연준의 포로"

중국이 현행 고정환율(페그제) 제도를 폐지할 수 있는 성숙한 경제가 되지 않는 한 미국의 금리 정책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페섹, "중국 통화정책은 미 연준의 포로"**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 아시아 경제담당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 주니어는 28일 "중국은 그린스펀의 미 연준의 포로 신세"라는 칼럼에서 "미국 달러에 대해 8.3 위앤으로 고정된 중국의 페그제로 인해 중국의 통화정책은 미 연준의 포로가 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페섹에 따르면 중국의 과열 경제를 진정시키려면 통화량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라는 요구가 많지만, 금리를 올리면 위앤화에 대한 매수를 촉발시켜 오히려 중국 정부는 환율 유지를 위해 위앤화를 더 많이 팔게 된다는 것이다.

홍콩의 재무장관 헨리 탕도 "중국이 오늘 금리를 올린다면 위앤화 절상 압력이 커지게 된다"면서 "이때문에 중국 통화당국이 '미 연준이 먼저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은 미국 달러에 대해 7.8 홍콩달러로 완전고정된 환율제도를 갖고 있어 아예 자체 통화정책 기능이 없이 미 연준이 홍콩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관계라는 지적이다.

***미국 금리인상 완만해도 중국의 긴축통화정책 어려움**

그러나 페섹에 따르면, 미국이 먼저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중국의 통화팽창 속도가 20%에 달하는 상황에서 보다 강도높은 조치가 필요하지만 미 연준은 일단 현행 1%에서 0.25%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페섹은 "중국의 경제 거품도 미 연준의 낮은 금리가 상당한 작용을 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같은 상황은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페섹에 따르면 미국의 저금리가 오래 지속되면서 아시아 신흥시장에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기가 촉진됐다. 값싼 자본으로 중국에 투자붐이 조성된 것도 여기에 속한다. 값싼 달러를 빌려 보다 위험한 시장에 투자하는 소위 '달러 캐리 트레이드'도 일정하게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면 이같은 투기자본이 회수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지난 94년 미 연준이 12개월 동안 3%에서 6%로 금리를 올리면서 빚어진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있다.

페섹은 "그린스펀이 또다시 금리 정책에서 실수를 할 것이라고 보는 이는 별로 없다"면서 "지난 12개월 동안 상품가격지수가 33%나 올랐고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앤디 시에, "국제경제는 미국의 금리정책에 취약"**

페섹의 이같은 분석은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분석가로 평가받고 있는 모건 스탠리의 아시아태평양담당 이코노미스트 앤디 시에의 시각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앤디 시에도 최근 `폭풍전야(the calm before the storm)`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금리 인상으로 미국이 긴축으로 들어가면 국제경제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에에 따르면, 미국의 중앙은행인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단행한 금리인상은 항상 아시아 신흥시장에 위기를 몰고 왔다.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제경제가 순환적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국제자금은 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이동한다. 그러면 신흥시장 국가들의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고 보다 많은 국제 자금이 추가로 흘러들어온다.

***금리 인하에 따른 거품, 금리 인상으로 붕괴**

그러나 신흥시장의 금융 시스템은 리스크를 잘 반영하지 못해 외부 자금 유입에 따른 경제 효과가 적정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기 쉬우며 이것이 바로 버블을 형성한다. 버블 국면에서 미연준이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선회할 경우 거품 붕괴에 따른 위기에 초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에는 94년 미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중남미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97∼98년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한 것도 바로 이같은 현상으로 설명한다.블룸버그 통신의 아시아 경제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 주니어도 이를 "세계화로 Fed도 세계화되고 있다"는 말로 표현한 바 있다. 미국의 주요 12개주의 자료에 기초해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미연준에게 미국의 금융정책과 밀접한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에서 남미는 미국의 13번째, 동남아시아는 14번째, 러시아는 15번째, 중국은 16번째 주라는 비유가 나올 정도라는 것이다.

신흥시장 국가들도 이런 과거의 경험 탓에 미연준의 통화정책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시도했으나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구축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체제라서 이러한 시도는 매번 실패로 끝났다는 것이 시에의 진단이다.

외부에서 유입된 자금이 내수쪽으로 급격히 흘러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도록 투자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확대하는 신용문화를 만드는 등 거품 규모를 줄이려는 노력은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는 법률 제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짧은 기간내에 Fed의 정책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시에, "아시아 금융위기는 미국의 거품으로 이어져"**

특히 시에는 현재 아시아 신흥시장은 지난 90년대초부터 미국 경제만 고려한 미연준의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취약해진 것으로 분석해 주목된다. 당시 미국에 저축대부조합(S&L) 파산 위기가 발생하자 Fed는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기 위해 24개월동안 금리를 0.5% 인하했다. 미국 경제에는 효과를 보인 조치였지만 이로 인해 동남아에서는 거품이 촉발되고 이후 94년 금리 인상이 97∼98년 아시아 금융위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아시아 금융위기는 다시 국제 자금을 미국으로 회귀시켜 나스닥 버블과 미국 경상적자 확대를 초래했다. 미국은 또 IT버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를 급격하게 인하해 신흥시장의 거품이 초래됐고 다시 미국은 금리인상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시에는 "역사는 미연준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고 다시 한 번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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