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또다시 9.11 테러에 버금가는 테러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으로 아프간과 이라크를 침공했지만 여전히 미국과 세계의 안보가 나아지지 않았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나선 셈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시점에 테러 경고 보고서가 나왔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시선도 있어 주목된다.
***미 정부, “올 여름, 알-카에다 공격 가능성. 심각한 위협 노출”**
존 애슈크로프트 미 법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앞으로 몇 달 이내에 있을 민주 공화 양당 전당대회 등의 국내정치행사나 G-8 정상회담 등을 노린 테러 공격을 알-카에다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미국민들에게 경고하고 나섰다.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은 이날 로버트 뮬러 FBI 국장과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다양한 정보원으로부터 신뢰할만한 정보에 입각한 것”이라며 “알-카에다 조직원들은 총 7명이고 미국에 분명하고 현존하는 위협이 되고 있으며 무장을 하고 있고 위험스런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 정부 관리들도 “이번 위협은 기존 정보보다도 훨씬 정확한 정보에 입각한 것이며 조직원들은 이미 미국내에 잠입한 상태”라며 크게 우려했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특히 지난 3월 11일 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스페인 마드리드의 열차 폭탄 공격이 스페인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에 주목하고 “올 여름과 가을 알-카에다가 대규모 공격을 감행해 스페인과 유사한 결과를 이끌려 할 수 있다”며 알-카에다가 공격을 통해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 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알-카에다 조직원들은 주목을 끌지 않기 위해 가족과 함께 미국내에서 여행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유럽인으로 행세할 수 있는 조직원들을 우선적으로 차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의심인물 7명의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스콧 맥클렐런 미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우리는 현재 심각한 위협에 노출돼 있다”며 사법 당국과 국토안보부는 이러한 테러 위협에 대비해 일일 24시간, 일주일 내내 경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테러경보수준 상향조정은 안해. 일부, 정치적 의도 의심**
하지만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그러나 이러한 정보가 시점이나 공격 방법, 장소 등을 담고 있지는 않다”며 “미국 테러 경고 수준을 즉각적으로 상향 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톰 리지 미 국토안보부 장관도 이날 미 NBC 방송의 <투데이 쇼>에 출연해 “행정부 내에서 위협 수준을 올릴 필요가 있다는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본토 테러 경보 수준을 옐로우에서 격상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옐로우 단계는 경고 프로그램 5단계 가운데 중간 수준의 경보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일부 사법 관리들과 재난관리단체 및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존 케리 지지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시점에 이러한 긴급 테러 경보가 발표된 데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국제 소방관 협회의 해롤드 셔버거 회장은 “그러한 정보는 그동안 몇주 동안이나 정부가 가지고 있던 것”이라며 부시 행정부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다.
이에 대해 맥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며 “위협 경고에는 정치적 측면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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