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포로에 대한 미군의 조직적 학대를 묵인했다는 강한 의혹을 받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포로 학대 파문을 잠재우기 위해 문제의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연설 과정에 세 차례나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를 엉뚱하게 발음해, 또한차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카일라일 소재 미 육군 전쟁 대학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이라크의 새로운 출발에 대한 상징"으로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를 없애겠다는 요지의 연설을 했다.
포로학대로 궁지에 몰린 부시 대통령은 오는 6월30일 이라크 임시정부로의 주권이양기까지 매주 한차례씩 6차례에 걸쳐 프라임 시간대에 대국민 연설을 통해 반전을 도모하기로 하고 이날 첫 번째 연설을 한 것이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참모들이 써준 연설문을 읽던 부시는 세번이나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를 엉뚱하게 읽어 주위 사람들을 당혹케 했다.
부시는 맨처음에는 '아부 그라이브'를 '아부 가레이프'로 읽었다.
이어 두번째에는 '아부 가론'이라고 읽었으며, 세번째는 '아부 가라'라고 읽었다.
백악관 참모에 따르면, 부시대통령은 연설회장으로 헬리콥터를 타고 가기 전에 연설 리허설(예행연습)을 두차례 행했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이래 수시로 발음과 문법을 엉터리로 사용해, 그동안 여러 차례 미언론들로부터 "기초교육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비아냥을 받아왔다.
하지만 세계를 발칵 뒤집어놓고 자신의 정치생명마저 위협하는 포로학대 파문의 진원지인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의 발음까지 못할 정도라는 사실은 부시가 이번 사태를 얼마나 안이하게 받아들이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또하나의 증거로 해석돼, 주변사람들까지 탄식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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