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은 24일(현지시간) 이달말 이라크에 일부 주권을 이양한 뒤에도 최소한 1년이상 미국 주도 다국적군이 이라크에 주둔한다는 요지의 새 이라크 결의안 초안을 마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해, 미-영군이 이라크에서 철군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드러냈다.
***부시 "13만8천 미군 계속 이라크에 주둔할 것"**
이날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결의안 초안은 6월30일 이전에 이라크 임시정부 수립을 승인한 뒤 임시정부 출범과 함께 연합군임시행정처(CPA)를 폐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인 일정을 보면 ▲6월30일까지 이라크 임시정부의 정권 인수 ▲임시정부에 대한 자문과 선거 지원 등을 위한 전국대표자회의 소집 ▲가능하면 올해중,늦어도 2005년 1월31일까지 직접선거를 통한 과도의회 구성 ▲과도의회가 작성한 헌법에 따라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총선 실시 등으로 돼 있다.
그러나 가장 관심을 모아온 미-영군의 철수시기와 관련해선 "다국적군에 대한 권한위임은 결의안 채택 후 1년 뒤 또는 이라크 임시정부의 요청에 의해 재검토한다"고 밝혀 앞으로도 최소한 1년이상 이라크에 주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결의안 초안은 또 유엔에 대해 "이라크의 안보와 안정, 인도적 지원 및 재건, 유엔 이라크지원단(UNAMI) 지원 등을 위해 유엔 회원국들과 국제 및 지역기구들이 군사력을 포함해 필요한 자원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함으로써 사실상의 '파병' 요구를 했다. 또한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유엔 요원들의 보호를 위해 다국적군 안에 전담부대를 두도록 했다.
이라크의 석유 수입금은 새로 출범하는 임시정부가 관리하되 기존의 `이라크 발전기금'에 예치해 독립적인 국제감사기구의 감사를 받게 함으로써 운영의 투명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부시는 이같은 초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직후 이날 펜실베니아주의 육군대학에서 행한 강연에서 "치안 확립을 목적으로 주권이양후에도 이라크 주둔미군 숫자를 13만8천명 규모로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프랑스 등 "철군 시기 분명히 못박고 군 통제권도 넘겨라"**
이같은 초안을 접수한 유엔 안보리는 26일 오후 회의를 갖기로 했다.
그러나 프랑스 등이 미군의 이라크 주둔 장기화에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어, 다국적군의 이라크 주둔기간 등을 놓고 또한차례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의안은 빨라야 6월 상순에나 채택이 가능할 전망이다.
영국 BBC 방송은 결의안 초안에 다국적군의 철군시한이 명시되지 않았고 이라크 임시정부의 철군요청이 있을 경우 반드시 이에 응해야 한다는 언급이 없으며 미국이 지휘권을 갖게 될 다국적군에 관해 이라크도 발언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프랑스등 일부 안보리 이사국이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등은 또한 이라크 군대와 경찰에 대한 통제권을 이라크의 새 정부가 행사해야 한다는 점도 명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은 주권이양후에도 계속 미군이 이라크 군-경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