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한국재정이 이미 위험수위에 들어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민간경제단체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4일 발표한 <경제 주평>에 실은 '국가채무현황과 정책과제'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IMF기준에 따를 때 18.7%로 ORCD 회원국 평균수준인 78.2%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한 정부평가와 관련, "선진국과의 단순비교는 무리"라며 "IMF 기준 국가채무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국가보증채무를 더하면 그 비율이 34.2%로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한국은 선진국에 비교해 고령인구 비율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이 낮게 나타나고 있을 뿐"이라며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중이며 행정수도 건설, 북한 변수, 통일 문제 등을 고려하면 이미 재정악화가 위험수위에 들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행정수도 건설비용은 정부 추산으로만 45조6천억원이 들고, 통일비용도 10년간 7백32억달러(우리돈 70조원, 한국경제연구원)~3조5천5백억달러(4천1백53조원, 골드만삭스)로 추정되고 있다"고 적시했다. 보고서는 적시하지 않았으나 한-미간에 합의한 주한미군 기지이전에 따른 부담금(1백억달러 추정)도 단기적으로 큰 재정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특히 '세수감소-사회복지비 증가'를 의미하는 고령화와 관련,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통계 비교가능한 국가들중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2000년 현재 7.2%인 65세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오는 2019년에는 14.4%, 2026년에는 23.1%로 급증하며 재정악화의 주범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같은 재정악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IMF사태때 기업과 금융기관에 무분별하게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론 향후 10년간 급속한 노령화에 대비한 노년층 연금-의로배 증가 및 통일비용 등을 추산해 현실성있는 장기예산 계획을 수립한 뒤 지출구조 조정과 세제개편, 자산관리 등 정부 수입을 늘리기 위한 다각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각종 연금, 보험의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한 사회보장 기여금을 지속적으로 증액하고, 연기금 등 정부 자산관리를 민간 금융전문가들에게 맡겨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