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가 22일 오전 6시48분 일본 하네다 공항을 출발해 오전 9시9분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제2차 북-일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지난 2002년 9월 북-일 1차 정상회담에 이어 1년8개월만에 성사되는 것이다.
***고이즈미, 별도로 도시락 싸가지고 방북**
평양 출발에 앞서 고이즈미 총리는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회담이 현재 양국간 적대관계를 우호관계로, 대립관계를 협력관계로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8명의 가족이 귀국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평양근교 대동강 영빈관에서 두차례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고이즈미 총리측은 회담의 긴장감을 늦추지 않기 위해 일본에서 도시락을 싸 가지고 가 북한측과 따로 점심식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즈미와의 회담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외에 김 위원장의 핵심측근으로 북한의 외교를 사실상 총괄해온 강석주 제1외무 부부장(64)이 배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석주는 지난 2002년 9월 1차 북-일 정상회담때도 배석한 바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회담 후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결과를 발표한 뒤 밤에 귀국해 납북자 가족에게 회담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회담결과 이날중 잔류가족 8명의 귀국이 결정될 경우, 정부 전용기와 함께 평양으로 향한 예비기에 이들을 태워 일본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25만톤의 쌀과 의료품 지원키로**
김 위원장과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일본인 납치피해자 북한 잔류가족 8명의 귀국을 비롯 핵과 미사일 문제의 해결 등 지난 2002년 9월 회담에서 합의된 '평양선언'의 이행을 통한 국교정상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고이즈미는 김 위원장에게 북한이 사망 등으로 발표한 피랍의혹자 10명의 안부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에 확약해 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다만 납북된 소가 히토미의 남편으로 주한미군 근무 당시 탈영한 것으로 알려진 젠킨스씨가 귀국후 미국정부에 체포될 것을 우려, 귀국을 꺼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고이즈미 총리는 젠킨스씨를 면회, 설득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잔류가족의 귀국이 실현될 경우 국제기구를 통해 25만톤의 쌀 등 식량과 의료품 등을 지원하는 한편 경제지원을 골자로 하는 국교정상화 협상의 재개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나,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 전에는 국교정상화 협상을 해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방북을 통해 납북자 가족을 귀국시킴으로써 오는 7월 참의원선거에서 자민당의 압승을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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