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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리츠, "한국, 미국식 자본주의를 맹종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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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리츠, "한국, 미국식 자본주의를 맹종말라"

"스웨덴자본주의가 대안" "한국 저축율 격감-투자 부진 우려돼"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장자인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국내강연에서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맹종을 경고하고 스웨덴식 자본주의를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스티글리츠, "미국 자본주의는 도덕적 해이, 불평등 심해"**

삼성증권 초청으로 방한한 스티글리츠 교수는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행한 강연에서 "한국은 미국식 자본주의만을 모방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미국식 자본주의 역시 결코 성공적인 시장경제라고 할 수 없는 만큼 한국은 스웨덴, 오스트리아 등의 자본주의를 고루 살펴보고 한국에 가장 맞는 자본주의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 자본주의는 지난 90년대 거품경제를 만들었고 이 때문에 1조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특히 IT산업에 투자된 자본 가운데 90%가 아직 회수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품 경제의 배경에 미국식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도덕적 결함을 중시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90년대 이후 미국에서는 회계법인, 투자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스캔들에 연루된 반면 워싱턴 D.C 시민 가운데 상당수가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등 보건을 비롯한 사회적 불평등 문제도 심각하다.

사회 전반에 걸친 도덕적 마비와 사회적 불평등으로 미국은 그동안 잠재력에도 못 미치는 성장률을 기록해왔다는 것이다.

***"중국 쇼크보다 저축.투자 부진,가계부채가 더 우려"**

이에 따라 스티글리츠 교수는 "한국은 향후 몇년 사이에 경제.사회.역사적 상황에 맞는 한국적 자본주의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식 자본주의가 과연 한국에 가장 잘 맞는 것인지, 가장 효율적인 자본주의인지, 사회적 가치와 일치하는지 등을 먼저 따져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스웨덴식 자본주의를 소개하면서, "스웨덴은 지난 90년대 실업자가 되면 기존 임금의 70%를 지급하는 등의 사회적 안전망을 갖췄다"며 "이를 통해 스웨덴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면서도 신경제를 통해 많은 성과를 거뒀고, 지난 몇 년간 미국보다도 경제위기를 더 잘 타개해왔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경제전망에 대해서도 세간의 인식과는 다른 지적을 했다. 중국의 긴축정책 등 외부 변수보다 오히려 저축률 하락과 가계부실 등 내부적 변수가 한국 경제에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며 "연간 7% 이상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착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한국이 미국에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가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그는 "한국 경제성장의 기적은 높은 저축률과 기업투자에서 비롯된 것인데 지난 2002년 한국의 순저축률은 1.5%로, 미국 2.3%, 일본 5.3%, 독일 10.6%와 비교할 때 우려할 만큼 낮아졌다"면서 "한국 가계의 부채도 가처분 소득에 비해 과도하게 늘었고, 신용카드 연체율은 12%로 미국의 2.7%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국기업들의 고정자산은 지난 98~2002년 매년 2~3% 가량씩 줄어들었다"며 "이는 기업들의 투자 부진에 따른 것으로 한국 경제가 제조업 위주에서 서비스업 위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정부의 재벌개혁 의지 의문"**

스티글리츠 교수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정경쟁이 시장에 정착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재벌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재벌의 문제점으로 대마불사.시장독점,정치적 영향력 등 크게 3가지를 꼽으면서 "한국은 시장에서의 공정 경쟁을 위해 반독점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정부가 재벌을 쓰러지도록 놔둘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대답하기 여전히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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