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사이트인 트위터(Twitter)에서 6월 지방선거와 관련해 경기도지사 후보단일화에 대한 인터넷 설문을 진행하던 누리꾼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은 트위터가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으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트위터 아이디 'doax'는 지난 22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진표(jinpyokim), 이종걸(leejongkul) 민주당 의원과 심상정(sangjungsim) 전 진보신당 대표, 유시민(u_simin) 전 복지부 장관에게 "원하는 단일화 방식을 말해주세요. 트위터에서 투표를 해보겠습니다"라는 글을 쓴 뒤 '트윗폴(www.twtpoll.com)' 사이트에 트위터 이용자들이 원하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설문을 올렸다.
이에 선관위의 트위터 'nec3939'는 23일 "선거와 관련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경우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관위에 2일 전까지 여론조사기관과 단체명, 피조사자의 선정방법, 표본의 크기 등을 사전 신고해야 한다"며 자진 삭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 누리꾼은 트위터를 통한 설문이 여론조사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해석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하며 이를 거부해 왔다.
선관위가 설문 삭제 기한으로 정한 26일 이 누리꾼은 자신의 트위터에 "얼마 전에 올린 트윗폴 때문에 사이버 경찰청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조사를 나온다고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누리꾼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공직선거법을 보면 여론조사에 대해 '유사한 모형에 의한 방법'이라는 문구가 있는 점을 들며 '트윗폴'까지 차단하려 하고 있다"며 "'트윗폴'에 참여하는 이용자들은 불특정 다수인데 선관위가 요구하는 절차를 밟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사이버 경찰청에서는 자체 모니터링으로 선거법 위반을 감시해왔다고 하더라"며 "트위터에 등록된 수많은 아이디들을 각각 감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선관위 관계자는 "예전 선거에서도 인터넷에서 실시간 투표를 실시한 사이트에 대해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린 적이 있었고 트위터의 경우 인적사항 확보가 곤란하는 점은 있지만 계정을 차단하는 방법 등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경찰에 수사 요청을 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경찰 측에서도 독자적으로 수사에 착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누리꾼 수사를 담당한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우리도 수사는 처음이라서 일단 본인을 만나 조사를 해보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26일 오후 4시 현재 해당 투표는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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