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산자락이 뻗어있고 그곳에서 발원한 계곡이 서원곡을 지나 마산만으로 유입된다.
봄에는 무학산 정상 진달래와 서원곡 벚꽃이 만개하고 여름에는 계곡물에 발 담그려는 사람들이 몰린다.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비롯된 맑은 기운 덕에 무학산 초입에는 백운사, 석불암, 서학사, 용주암 등 사찰이 많다.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인 관해정도 있는데, 이는 조선 중기의 학자 한강 정구의 제자들이 선생의 향사를 모시기 위해 세운 회원서원 경내에 있던 건물이다.
건물 앞에는 한강 선생이 손수 심은 것으로 전해지는 은행나무가 서있다. 서원곡이라는 지명도 서원이 있던 계곡이라 해 붙은 것이다.
서원곡은 만날고개에서 이어지는 ‘최치원의 길’ 반대쪽 끝 지점이기도 한데, 이곳에서 최치원이 수도했던 고운대(무학산 397m높이, 지금의 학봉)까지는 30분 정도가 걸린다.
그러나 잔잔한 듯 보이는 물결도 매순간 그 모습이 달라지듯, 교방동도 최근 변화를 마주했다. 바로 재개발과 동 통합 때문이다.
마산이 낙후되면서 불기 시작한 재개발 바람은 교방동에도 불어 닥쳤는데, 다음 달이면 교방1구역의 재개발아파트가 공급된다.
인근 회원동에도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향후 이 일대가 약 7000가구의 브랜드타운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교방동에서는 재개발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고, 공동체의식과 정체성을 찾기 위해 문화프로그램, 으뜸마을만들기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경남대학교와 협력해 지역사회 혁신활동의 하나로 ‘교방동 우리 마을 보물찾기 미션’을 수행하기도 했다.
주변 주택 철거로 학생 충원이 어려운 의신여중도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선정하는 예술꽃씨앗학교로 선정됐다.
내년부터 2023년까지 학생들과 학부모, 마을학교 등이 연계해 문화예술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에 더해 교방동은 최근 노산동과 동 통합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동 통합이 재개발과 어우러져 인구가 늘고, 지역이 발전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변화에는 갈등이 필수적으로 동반되지만, 교방동은 무학산의 넉넉함으로 이 모두를 감싸 안고 미래로 나아갈 것이다.
무학산에서 발원한 교방천이 교방동을 지나 드넓은 마산만으로 흘러 들어가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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