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군사 정보 보호 협정(지소미아, GSOMIA) 종료 유보 조치 이후 한일 간 외교 협의 과정을 두고 진술이 엇갈리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 해당 내용 발표와 관련해 사과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26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일본이 지소미아 종료 유보와 수출 규제 문제를 발표할 때 해당 내용이 왜곡됐고 이에 일본 측에서 한국에 사과했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일본 측에서 사죄한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의 연장 유보를 발표한 이후 일본 경제산업성(이하 경산성)은 무역관리를 위한 국장급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다면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 및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변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경산성은 이번 조치가 지소미아 연장 유보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일본 측이 사실을 왜곡했다며 당일 저녁 주일 대사관 정무 공사를 초치해 항의했고, 정무공사는 경산성 발표에 대해 '죄송하다'는 표현과 함께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무 공사는 이러한 입장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의 메시지임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모테기 외무상은 외무성 사무차관의 명의로 한국에 사과했다는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해 "한일 간 (언론) 보도에 차이가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 간 사과를 둘러싼 '진실게임'은 지소미아 연장 유보 조치가 시작된 직후부터 이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경산성의 발표에 대해 항의하고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으나,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 "일본이 사과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자 다음날인 25일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사실이 없었다'는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며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히지만 우리 측은 일본에 항의했고 일본 측은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윤 수석은 "어제 정의용 실장의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 누구도 우리 측에 '사실과 다르다거나 사과한 적이 없다'고 얘기하지 않고 있다"며 "일본 측이 사과한 적이 없다면 공식 루트를 통해 항의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언론은 <요미우리 신문>의 기사를 인용해 보도하고 있다"며 "진실 게임은 일본과 한국의 언론이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한일 간 진실 공방에 언론을 탓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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