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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야당, “더이상 미국 부하 노릇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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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야당, “더이상 미국 부하 노릇 안돼”

야당 연합 伊군 철군 요구. 伊군, 미군의 포로학대 사전인지

이라크 포로학대파문은 미국의 맹방들까지도 흔들어놓고 있다.

미-영에 이어 3번째로 많은 병력을 이라크에 파병하며 침공 당시부터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세력이었던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포로학대를 비판한 지 하룻만에 이탈리아 야당은 정부의 친미노선을 비판하며 이탈리아군의 철군을 요구했다.

***이탈리아 야당, “더이상 미국 부하노릇 안돼”, 이탈리아군 철군 요구**

이탈리아 중도좌파연합인 ‘올리브나무연합’의 지도자인 프란세스코 루텔리는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유력지인 <리퍼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다음주 미국에 가기 전에 의회에 나와 ‘더이상 미국의 부하 노릇을 하지 않겠다’고 밝혀야 한다”며 이탈리아군 철군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루텔리는 “미국 편향 정책을 수정하지 않으면 이탈리아의 명예에 오점을 남길 것”이라며 “만일 그렇게 밝히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탈리아군의 철군을 표결에 부칠 것이고 7일 이내에 상황 변화가 없다면 이탈리아군은 이라크에서 철수해야 한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루텔리는 “적십자사 보고서로 이라크에서의 고문은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분명해졌다”며 파병 정책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루텔리는 이전에는 ‘테러리스트의 협박에는 굽히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에 동참해 이탈리아군의 지속 주둔을 인정했었다.

루텔리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럼즈펠드 장관 옹호발언과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전날 선언이 우리가 이러한 행동을 하게끔 한 전환점이었다”며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행위는 너무나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의회의 반발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이탈리아 야당 유력 지도자들이 거의 모두 조기철군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녹색당 지도자인 알폰소 페코라로 스카니오도 “부시 대통령의 로마 방문은 포로학대파문에 대한 분노의 의미로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카니오는 “고문 사건에 대한 진상이 완벽히 드러나지 않는 한 이탈리아 정부는 부시 대통령의 방문을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6월 4일로 예정돼 있는 부시 대통령의 이탈리아 방문은 반세계화그룹과 녹색당 및 공산당 등 야당의 강한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아울러 6월 중순에는 지방선거와 유럽의회선거로 예정돼 있어 이탈리아군의 주둔 지속문제는 최대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반응은 미국의 책임있는 해명을 요구하고 나선 독일 등의 움직임과 맞물려 미국의 일방주의 노선에 대한 강한 반대전선이 유럽내 형성될 가능성까지도 제기되고 있다.

***이탈리아정부 포로학대 사전 인지여부 논란**

이탈리아의 철군 여론이 뜨거워진데는 물론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행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이외에도 이탈리아 정부가 포로학대문제가 공개되기 이전에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그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BBC 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나시리야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사망한 한 이탈리아 경관의 아내인 지우세피나 론고는 이탈리아 언론에 “남편이 사망하기 전에 이라크내 수감시설에 구금돼 있는 이라크 포로들은 구타당하고 바퀴벌레보다도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그녀는 “이 사실은 이탈리아 당국에 보고됐다는 말을 들었다”며 “당국이 아무 것도 모른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파병 복무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온 한 병사도 “우리는 때때로 수감자들이 철봉으로 거의 죽을때까지 구타당했던 것을 본 적이 있다”며 론고 여사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또 일본 교도(共同)통신도 12일 “이탈리아 야당 상원의원이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던 이탈리아군은 지난해 9월 미군이 이라크 포로를 학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의원은 “이 정보를 이라크 군관련기관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의회 정보위원회 소속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안토니오 마르티노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12일 의회에 출석해 “이탈리아군이 이라크 포로학대행위를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에 놀랐다”며 보고받은 적이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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