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어주·유기농 이도14·풍정사계 춘·신선주’, 이름만큼 맛도 좋기로 소문난 충북 청주지역에서 제조되는 전통주 들이다.
최근 청주지역에서 제조되는 전통주가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애주가들의 입맛을 돋우는 가운데 이들 전통주를 청주를 대표하는 지역 특산품으로 육성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 전통주는 대부분 소규모 양조시설에서 주인장의 손맛으로 빚어내고 있으며 각각의 술이 품고 있는 역사성까지 제대로 조명된다면 특화시키고 육성해야할 목적이 충분하다.
전통주 제조업은 청주시에 제조업 신청서를 접수하면 주종과 시설 등 현지 조사 후 충북도에 추천서를 보내고 도를 통해 세무서로 보내지면 ‘제조 면허’가 나오는 까다로운 방식으로 설립된다.
현재 청주지역에는 이 같은 절차를 거쳐 지난해 말 기준 약 12곳의 전통주 제조업체가 운영 중이다.
문제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좋은 술을 빚어내지만 소규모 사업장의 특성상 유통과 영업망이 부족해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약주로 대표되는 전통주 들의 유통기한이 짧은 점도 한 몫하고 있다.
다만 최근 청주지역의 업체들이 ‘우리 술 품평회’ 등 전국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대통령 만찬주 등으로 선정되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어 몇몇 상품은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으면 팔기가 어렵고 정작 소문이 나면 양을 맞추지 못하는’ 한계가 지속되고 있는 불편한 현실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전통주 제조업 관계자는 “전통주를 제조하는 대표들이 소규모 시설에서 일정한 량을 제조할 수밖에 없어 량보다는 맛으로 승부하려고 노력한다. 이 같은 결과가 최근 많은 상을 받으며 주목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시도 전통주를 지역 특산품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식품전시회 참가지원을 비롯해 지역전통주발굴 홍보지원, 친환경 농업기반 구축지원, 지역우수전통주 활성화지원, 고품질 과실주 제조 기술보급 지원 등이며 국비와 도비가 함께 지원되고 있다.
김응민 농식품유통과 가공수출식품팀장은 “최근 지역 전통주들이 각종 품평회에서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이들 전통주를 지원하기위해 다양한 지원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청주를 대표하는 청원생명 브랜드를 주 재료로 사용하는 전통주 등 지역 농특산물과 연계한 특산품화 작업이 필요하다”며 “여러 업체의 다양한 전통주들에 대한 공동마케팅과 홍보 등 ‘지역특산품화’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2019년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에서 농업회사법인 장희도가의 ‘세종대왕 어주’가 대통령상을, 농업회사법인 조은술세종(주)의 ‘유기농 이도14’와 농업회사법인 유한회사 화양의 ‘풍정사계 춘’이 약·청주 부문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각각 수상했다.
대통령상을 차지한 ‘세종대왕 어주’는 청주의 유기농 쌀과 초정광천수가 나오는 인근에서 만든 약주며 ‘유기농 이도14’는 우리 술 품질 인증을 받은 술로 구레뜰영농조합법인이 생산한 유기농 쌀을 원료로 만들어 2019년 쌀 가공품 품평회 TOP 10에 선정된 바 있다.
아울러 화양의 ‘풍정사계 춘’은 전통제조기법 그대로 쌀, 누룩, 물만을 이용해 만든 술로 2017년 대한민국 주류대상과 우리 술 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트럼프 미 대통령, 필리프 벨기에 국왕 방한 때 정상회담 만찬주로 선정돼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400년의 저통을 가진 신선주는 충북도 무형문화재 4호로 기능보유자 고 박남희 선생과 딸 이수자인 박준미 씨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
이밖에도 가덕과 낭성 지역에서 생산되는 생막걸리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한 전통주 제조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마을마다 고유의 술맛이 있었다. 현재는 증류식 주류에 밀려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마을마다 전승되는 각각의 맛을 살려내고 생산한다면 청주의 특산품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축제에 적극 활용하고 지역 특산품 판매장 설치와 홍보, 체험관 운영, 지정 음식점 운영 등 청주시 차원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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