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자정을 기해 종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과 관련해 여야가 첨예하게 이견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소미아는 안보에 중요하지만 필수불가결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나치게 우려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자유한국당은 "한미동맹은 절벽 끝에 서 있다"며 지소미아 종료를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를 내걸고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상황에서, 예정대로 지소미아가 종료될 경우 증폭될 정치적 공방에 대비한 기선잡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지소미아를) 유지한 것은 한일 간 우호와 공조의 의미가 있기 때문인데, 우리를 불신하는 국가와는 군사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며 "그간 우리 정부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교적 노력을 지속했으나, 일본 정부는 요지부동이어서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했다.
그는 "원래 2016년 이전에는 지소미아가 없었다"며 "2012년 지소미아를 몰래 추진하려다가 국회에 발각되었는데, 당시에는 한일군사정보협정이라고 돼있지 않고 '정보교류'라고 돼있었다"고 했다. "내용상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것인데 이를 일부러 감춘 사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소미아가 한미 동맹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도하는 경향은 "과장"이라고도 했다. 그는 "2016년 박근혜 정부가 탄핵 직전 도입을 한 것이라 3년간 운영했지만 군사 정보 교류는 몇 건 되지 않는다"며 "지나치게 우려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지소미아 종료를 반대하며 단식에 나선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지소미아를 둘러싸고 막판 어떤 어떻게 보면 힘겨루기, 막판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제1야당의 대표가 일본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저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와 국회를 오가며 사흘째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소미아 종료로 우리에게 닥칠 미래는 무엇이냐"며 "한미동맹은 절벽끝에 서 있다"고 했다. 이어 "저들의 폭력에 죽음을 각오하고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인 윤상현 한국당 의원도 "지소미아는 한국이 일본에 정보를 넘겨주는 협정이 아니"라며 "북한군 동향과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2급 이하 군사정보를 한·일 군사당국이 공유할 때 필요한 보안 확보 방법을 담고 있는 협정"이라고 종료를 철회해달라고 촉구했다.
윤 의원은 "·미·일 연대를 허물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지소미아를 종료해서는 안 된다"며 "동맹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다. 지소미아 파기는 신뢰의 파기다. 신뢰의 파기는 동맹 파국의 시작이다. 지소미아를 유지하고 신뢰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나아가 "지소미아 종료는 애초부터 청와대의 결정이었다"라며 "독단의 결정이었고, 불통의 결정판이었다. 바로 잡는 것도 청와대의 몫"이라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결정해야 한다. 아직 몇 시간 남아 있다"라며 "정권의 자존심을 버리고 국가의 안위를 위해 고민해달라. 꼭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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