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북한)는 이라크의 운명을 겪고 싶지 않다.”
북한 정권 2인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의장은 북한을 방문한 셀리그 해리슨 한반도문제 전문가를 만나 이같이 밝히고 “북한은 알-카에다 등 테러리스트들을 비난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핵물질을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북-미 대화 의지를 강력히 피력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FT, “북, 미국에게 화해의 손짓”-“북, 알-카에다에 핵물질 넘기지 않을 것”**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셀리그 해리슨의 방북기사를 싣고 핵무기 프로그램으로 초래된 현 위기상황을 풀기 위해 “북한은 미국에게 화해의 손짓을 내밀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어 “북한 지도부들은 명백히 알-카에다를 비난했으며 북한이 핵 기술을 이슬람 테러단체 등에 이전하려 한다는 미국의 비난을 분명히 부인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김영남 의장은 북한을 8번째 방문한 셀리그 해리슨과 가진 2시간에 걸친 인터뷰에서 “북한은 외화를 벌기 위해서 미사일을 판매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핵물질에 관한 우리 정책은 과거나 현재나 미래 어느 순간에도 알-카에다 등 어느 누구에게도 그러한 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남순 북한 외무상도 “알-카에다와 다른 테러리스트들을 비난한다”면서도 “부시 미국 대통령은 9.11 테러의 충격을 이용해 미국인들이 북한에 반대하게끔 만들고 있다”고 부시도 함께 비판했다. 백남순 외무상은 “그러나 진실은 우리는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바라고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북-미 대화 의지를 강조했다.
***김영남 위원장, “이라크 운명 겪고 싶지 않다”-“시간은 부시 편 아니야”**
김영남 위원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 매파의 주장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북한은 순수하게 미국으로부터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라크의 운명을 겪고 싶지 않다”고 해리슨에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과 올해 말에 실시되는 대선 때문에 북한 문제 해결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시간은 부시 편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핵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이 시간을 1백% 효율적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양측의 동시 행동을 통해서 완벽하고 입증할 수 있는 방법으로 프로그램을 해체하려 하는 제안을 부시 대통령은 왜 받으려 하지 않는가”라며 덧붙였다.
한편 지난 4월20일부터 24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이번까지 총 8번 북한을 방문한 해리슨은 “수십년간 엄격한 사회통제를 겪은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제개혁 조치로 보여주고 있는 활발한 사회 움직임에 놀랐다”며 북한의 변화상을 설명했다.
셀리그 해리슨은 미국 언론가 출신으로 ‘코리안 엔드 게임’을 저술해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미국 워싱턴의 국제정책센터(CIP)의 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비판해온 인물로 미국 내에서 몇 안되는 북한을 아는 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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