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 감축을 위한 새로운 협정에 사실상 합의, 내달초 체코 프라하에서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조인식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양국 정부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을 대체할 후속협정 협상을 1년만에 사실상 마무리짓고, 양국 정상의 최종 의견조율 절차만 남겨놓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최종 협의를 거친 뒤 내달초 체코 프라하에서 새로운 협정에 서명할 계획이다. 프라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대중연설을 통해 '핵무기 없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세계를 핵전쟁의 위협에서 해방하겠다고 선언했던 곳이다.
특히 프라하에서 내달초 계획대로 조인식이 열릴 경우, 이는 4월12일부터 이틀간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지는 것이어서 전 세계의 핵감축 노력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할 전망이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합의를 위한 커다란 진전을 이뤄냈으며, 따라서 새로운 협정에 매우 근접해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한번 더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을 것이며, 두 정상은 수 일내에 합의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발표하게 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과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을 만나 미.러 핵무기 감축협상의 경과에 대해 설명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알렉세이 파블로프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도 "새로운 협정과 관련한 모든 문서에 합의를 이뤄다"면서 "아주 가까운 시기에 양국 정상이 최종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 모스크바를 방문했던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핵무기 감축 협상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타결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협정은 지난해 12월 만료한 START-1을 대체하는 협정으로, 장거리 핵탄두를 현행 2천200기에서 1천600기 안팎으로 줄이고, 지상 및 해상배치 미사일 등을 현행 1천600기에서 800기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국 정부가 체결할 새로운 전략무기감축협정은 양국 의회의 비준동의 절차를 거쳐야 공식 발효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유럽순방 기간에 영국 런던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새로운 핵무기감축협상에 대한 논의에 착수할 것을 제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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