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13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를 증진하기 위해 한국에서의 군사 훈련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차 서울로 이동하던 도중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위한 외교적 협상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면 한국에서 실시하는 미국의 군사 활동을 조정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지난 달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북미 대화가 멈춘 상황에서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에스퍼 장관은 "군사 연습이나 훈련의 어떤 변화도 군대의 전투 준비 태세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와 협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훈련이 조정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전날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상대의 선의를 악으로 갚는 배신행위"라며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비난했다. 북한은 지난 6일에도 권정근 외무성 순회대사 담화를 통해 이에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북한은 담화에서 "거듭되는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남조선이 가장 예민한 시기에 적대적 군사연습을 강행하기로 한 결정은 우리 인민의 분노를 더욱 크게 증폭시키고 인내력을 더는 유지할 수 없게 하고 있다"면서 "조선반도 정세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는 예민한 시기에 미국은 자중해 경솔한 행동을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될 수도 있는 '새로운 길'이 미국의 앞날에 장차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그러나 이 '새로운 길'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한편, 에스퍼 장관은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시작한 이래 한반도 긴장의 역사를 감안할 때 외교가 승리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문제와 관련해 "한국 측 카운터파트와 회의 때 미국 측 우려를 표시할 것"이라며 지소미아 유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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