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만에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19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와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20일에는 장쩌민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등을 만나 북한 안보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19일 북-중 정상회담 열려, 북핵 문제 의견 교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 일 중국 지도자들의 거처인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상견례를 겸한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고 한국 및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이날 오찬을 겸한 회담에서 양 정상은 전통적인 친선.우호관계를 확인하고 북핵 문제 해결 방안과 북한경제 개방과 식량과 에너지 지원방안 등 양국 공동 관심사와 국제 문제를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해 후진타오 주석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대화 지속을 요청하는 한편, 딕 체니 미 부통령이 지난 13~14일 있었던 방중에서 밝힌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 입장을 김 위원장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핵폐기 대신에 안전보장과 에너지 지원 등을 요구하는 입장을 설명하고 중국측에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또 "북한이 북핵문제 돌파를 위한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어, 김 위원장이 이 발표 내용을 후 주석에게 사전설명한 뒤 중국이 미국에 대북 봉쇄정책을 철회하도록 중재노력을 해 줄 것을 당부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번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 2월 2차 6자회담에서 합의한 실무그룹회의 재개를 비롯해 6월로 예상되는 3차 6자회담의 개최 등에 대해 긍정적 자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져, 후속회담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경제개혁에 대해서도 논의**
중국 제4세대 출범 후 처음 열린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또 북한식 개혁.개방 노선과 이를 중국이 올해부터 본격 추진중인 지린성, 랴오닝성,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 진흥계획과 연계해 추진하는 방안도 논의됐을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관측했다.
후진타오 체제 출범이후 중국은 옛 공업기지인 이들 동북 3성에 6백10억위안(약 9조원)에 이르는 1백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경제개혁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추진해온 경제재건 노력과 신의주 경제특구 활성화 등의 문제를 거론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북한은 현재 7.1 경제관리 개선조처 등 ‘북한식 개혁정책’을 시행해 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저녁 후주석이 인민대회당(人民大會堂)에서 주최하는 만찬에도 참석, 중국 새 지도부와 인사를 나누고 친선.우호관계를 상호 다짐하는 덕담을 나눴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만찬시간보다 훨씬 일찌감치 도착해 원자바오(溫家寶)총리나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또는 쩡칭훙 (曾慶紅) 국가 부주석중 한 명을 만나 회담했을 것으로도 추측됐다.
***김 위원장, 20일 장쩌민 중앙군사위 주석 만날 예정**
김 위원장은 20일에는 중국군부의 최대실력자이자 중국정계의 막후실력자인 장쩌민(江澤民)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 등을 만나 북한의 안보우려 해소 방안과 경제교류강화 방안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중 사흘째인 이날 김 위원장은 장 주석과의 북-중 최고위 군사회담에서 미국의 침공 우려와 이에 대비한 자주 국방 의지를 표명하며 중국 측에 군사교류 강화를 요청할 것으로 보여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번 회담에서는 또 중국과 북한간 군사 분야 지도자간의 상견례 의미도 있어 앞으로 어떤 군사분야 협조가 이루어질지가 관심사다.
이에 대해 장 주석은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서 보인 첨단무기의 위력을 설명하고 중국군인 인민해방군이 국제 군사 변화추세에 맞춰 정보화. 현대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내용을 소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밖에 원자바오 총리와 회담을 갖고 경제 교규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원 총리는 북한의 제한적인 개방 계획에 도움이 되는 대북경제 지원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에는 또 베이징의 대표적인 산업인 IT 첨단 산업시설을 시찰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귀국길에는 랴오닝성 성도인 선양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를 방문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중국 외교부가 아직 방중 사실 확인을 하고 있지 않지만, 관례대로 방중 성과는 21일로 여겨지는 김 위원장의 방일일정 종료 후에 공식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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