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전 5.16 쿠데타를 계기로 정계에 입문했던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4.19혁명이 일어났던 19일 "국민의 선택은 조건없이 수용해야 한다"며 총선참패 책임을 지고 총재직 사퇴 및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역사의 무서운 심판이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마포당사에서 김학원 총무 등 17대 총선 당선자 4명과 만나 "패전의 장수가 무슨 말이 있겠냐. 모든 게 저의 부덕한 탓"이라며 "오늘로 총재직을 은퇴하고 정계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재가 17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재직 사퇴 및 정계 은퇴를 선언함에 따라 실질적인 `3김 시대'의 종식이 이뤄졌으며, 자민련은 본격적으로 해체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김 총재는 자민련 참패가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10선 의원'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비례대표 1번에 앉음으로써 '노욕'을 부린다는 호된 비판을 받았었다.
김 총재는 그러나 이봉학 사무총장에게 4월중 전당대회를 열어 새 총재를 선출토록 지시해, 마지막까지 자신이 만든 자민련 존속을 희망했다.
김 총재는 "노병은 죽진 않지만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라며 "43년간 정계에 몸담으면서 나름대로 죄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으며 "여러분들이 지혜를 모아 당을 수습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같은 김 총재 희망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당선자들은 개별적으로 진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자민련이 계속 존속하기란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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