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정신적 지도자인 셰이크 아흐마드 야신을 암살한 이후 새로 하마스 지도자로 등장했던 압델 라지즈 란티시까지도 암살해 아랍권 전체가 충격과 분노로 휩싸였다.
아랍권은 이번 암살과 관련해 미국이 그 배후에 있다며 미국의 중동평화 로드맵을 거부하고 나섰고 미국을 제외한 다른 세계 주요 국가들도 이스라엘의 란티시 암살을 강력 규탄했다. 하지만 미국은 란티시 암살의 사전인지하지 못했음을 강조하며 여전히 이스라엘의 암살을 두둔하고 나섰다.
***아랍권, “부시와 미 정부, 란티시 살해 주범”**
17일(현지시간) 저녁 이스라엘의 표적암살공격으로 하마스 최고 지도자 란티시가 사망한 이후 아랍권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비난여론으로 들끓고 있다.
특히 아랍권에서는 이스라엘과 미국 국기를 불태우고 “미국이 이번 암살공격의 배후”라며 미국을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파괴 암살 정책에 대한 면죄부를 부여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1천2백만 레바논 시아파의 최고 정신적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이크 모하메드 후세인 파들랄라는 “란티시 살해와 관련해 부시와 부시 행정부는 제1의 암살범”이며 “아랍과 무슬림의 침묵이 두 번째 책임,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이스라엘 정부가 세 번째 암살범”이라고 주장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그는 또 샤론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만난 이후에 이번 표적살해가 이루어졌음을 주목하고 “샤론 총리는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살해 교부증을 받았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을 강력 비난했다.
하마스의 정치적 지도자인 칼레드 마살도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이번 란티시 살해에 책임이 있다”며 “부시가 3일전 백악관에서 샤론에게 말한 것은 샤론의 범죄행위와 란티시 살해에 대해 살해허가증을 가장 분명하게 내준 조치”라고 강력 규탄했다.
레바논 무장단체인 헤즈볼라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에 정치적, 도덕적, 물질적 지원을 하고 있는 미국은 이번 암살 범죄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의 나빌 샤타 장관도 “이스라엘은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는 미국 대통령에 의해 보장받은 것”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실제로 부시 대통령은 지난 12일 샤론 총리와 회담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정착촌 철수, 오르단강 서안 주요 정착촌 유지, 팔레스타인 난민 귀환 불허 등의 샤론 정부 팔레스타인 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이에 대해 물론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아랍 언론 및 지도자들은 강력 비난했었다.
***지난 17일 하마스 지도자 란티시 이스라엘군 표적공격으로 암살돼**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이러한 반응은 특히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및 하마스의 정신적 지도자인 야신의 암살공격이후 비난여론이 비등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암살표적공격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은 그 당시에도 이스라엘 공격을 두둔하고 나선 바 있다.
이번 란티시에 대한 이스라엘의 표적암살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저녁 가자시티 세이크 라드완 마을 부근에서 이루어졌으며 란티시가 아들과 부인 및 경호원들과 승용차를 타고 가다 발생했다.
이스라엘군 헬기의 미사일 공습을 받고 란티시는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병원 도착 5분만에 숨졌다. 이날 란티시가 공격받은 곳은 야신이 묻힌 곳에서 불과 1백 m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이번 공격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물론 ‘국가 테러’로 규정하고 강력 규탄했으나 이스란엘 정부는 공격이 성공한 데 대해 노골적으로 환영의 뜻을 표하고 “야신과 란티시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일삼은 테러리스트”라며 앞으로도 ‘테러리스트 제거작전’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샤론 총리는 또 란티시 암살후 “한편으로는 정치 과정의 진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테러조직과 그 지도자들에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해 하마스 지도자들에 대한 암살과 대 팔레스타인 분리정책 고수를 명확히 했다.
***중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 등 서방국에서도 비난여론**
이처럼 이스라엘이 란티시 암살공격이후에도 거리낌없이 기존 정책을 고수할 것임을 밝히자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여론은 아랍권 뿐만이 아니라 프랑스,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서방국가들 사이에서도 크게 일고 있다.
중국은 란티시 암살을 강력 규탄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을 크게 우려했다. 일본의 가와구치 요리코 외상도 성명을 통해 “이번 살해는 그 결과를 고려하지 않은 분별없고 정당치 못한 행위”라며 이스라엘의 암살 공격을 비난했다. 일본 언론들도 19일 이번 표적살해에 대해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미국 강경정책에 편승한 폭거”라고 비난했다.
이러한 비난 여론은 러시아와 프랑스 등지에서도 이어졌고 스웨덴 총리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하마스의 공격을 비난하는 것을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암살을 용납할 수는 없다”며 “이는 불법이고 정말 메스꺼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영국의 잭 스트러 외무장관도 “이번 살해는 불법적이고 정당하지 않은 것”이라고 이스라엘 비난행렬에 동참했다.
***美, 표적암살 사전인지 부인. 이스라엘 두둔**
하지만 미국은 미국이 란티시 표적살해공격을 사전 인지했다는 주장을 부인하며 이스라엘 공격을 재차 두둔하고 나섰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부인하는 한편 “이스라엘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은 자신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며 이번 표적암살 공격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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