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 4 일반산단 조성사업은 포항북구 흥해읍 곡강·용한리 일원 260만 ㎥(78만평) 부지에 사업비 5353억원을 투입해 지난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산업단지 조성을 예정했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지난 2010년 11월 산업단지 지구지정에 이어 2011년 10월 산업단지 실시계획을 승인했고 2018년 1월 포항시와 경북개발공사는 업무협약(MOU)까지 체결하며 급물살을 예고했었다.
또 지난해 4월 에코프로BM과 우선공급지 5만평의 입주협약을 통해 지난 2월 280억원의 우선공급지 조성공사가 발주되며 오는 12월 우선공급지의 준공을 예정했다.
그러나 당장 오는 12월 예정한 우선공급지 준공은 물론 일반산단 조성의 첫 걸음인 토지보상에도 접근치 못하고 지난 2010년 11월 지구지정 이후 9년동안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차전지 제조업체인 에코프로의 입주로 경북개발공사가 산단 내 주거지역 배치가 모호하다는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사업추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지지부진한 진척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북개발공사는 주거지역을 배제할 경우 사업성 확보를 위해 1900억원 상당의 재정지원을 포항시가 부담하는 조건을 내걸어 사실상 개발공사의 직접적인 사업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포항시는 1년 예산의 20%에 육박하는 1900억원의 재정을 감당할 방법이 없어 지진특별법 제정이후 지진복구예산으로 관련예산을 확보한다는 사실상 기약할 수 없는 방안까지 예상하는 등 골머리를 짜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지역은 지난 7월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 자유특구'로 지정돼 관련 수십개 기업들의 입주의사가 잇따르는 곳으로 산단조성이 원만치 않을 경우 이마저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포항시는 어렵게 성사된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 자유특구'와 관련된 기업 유치를 구미 등 타 시도로 빼앗기며 '이차전지' 산업의 선점기회를 놓쳐 미래 성장동력원을 상실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 이강덕 포항시장이 중국 에코프로GM공장을 방문해 포항의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배터리 리사이클링 이차전지 산업'의 적극 육성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는데 이마저도 무색하게 됐다.
경북도 또한 민선 7기 이철우 도지사가 구상한 경북도내 권역별 성장산업 육성정책에도 큰 차질을 가져올 것으로 경북도의 차세대 성장전략의 근간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산단 관계자는 "경북개발공사의 사업의지 결여에 지난 5월 15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현장을 방문해 안종록 개발공사 사장에게 조속 추진을 지시했지만 5개월이 지나도록 아무 소식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경북개발공사는 '경북형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도민행복 공기업'이라는 비전에 걸맞게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사업은 조속히 추진하는 것이 맞는데 수익성을 이유로 국가사업조차도 거부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을 더했다.
이에 대해 경북개발공사 관계자는 "사업 타당성 조사결과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내부적으로는 추진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해 경북개발공사 차원의 사업추진은 사실상 '물 건너 갔음'을 시사했다.
이어 "포항시가 제안해 업무협약(MOU)은 맺었지만 사업참여를 약속하는 등의 절차는 없었다"며 "포항시 차원에서 사업시행자를 물색하거나 입주업체가 직접 개발하는 등의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포항시민 A 씨(57)는 "결과적으로 경북개발공사가 수익성을 담보할 주거지역 구성이 배제될 가능성이 크기에 발을 빼려는 것 아니냐"며 "도지사의 조속 추진지시를 경북도 산하기관이 거부한 꼴"이라고 평했다.
또 "공기업이 당장의 수익성 여부를 따지면 사기업과 다를 게 뭐냐"며 "도민들의 혈세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경북개발공사가 당초 설립목적을 망각한 땅 장사에 치중하는 모습은 옳치 않다"며 공기업으로서 자성(自省)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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