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원이 넘는 연체금액에 허덕이고 있는 신용카드사들이 내수경기 침체로 카드 이용 실적이 급감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1.4분기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4년전 카드거품이 시작되기 전 실적과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1분기 국민, 삼성, LG, 현대, 신한 등 5개 신용카드사의 실적을 잠정 집계한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47조6천3백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9조5천1백63억원에 비해 무려 52.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액 가운데 현금서비스는 23조4천4백80억원으로 지난해 52조3천2백12억원에 비해 55.1% 감소했으며, 신용판매 금액 역시 24조1천8백80억원으로 47조1천9백51억원에 비해 48.7% 줄었다.
카드사별로는 삼성카드가 1분기중 이용금액 기준 10조7천1백80억원을 기록, 지난해 1분기에 비해 64.1% 감소해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특히 삼성카드는 현금서비스 이용액이 지난해 1분기의 14조5천6백88억원에서 4조9천1백30억원으로 무려 10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LG카드는 1분기 이용액이 12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63.3% 감소했다. LG카드는 삼성카드와 달리 현금서비스와 신용판매 모두 63%의 감소율을 보였다.
국민은행은 올 1분기 이용금액이 18조5백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28.9% 감소했고, 현대는 3조8천1백40억원으로 30.9%, 신한카드는 2조2천5백40억원으로 4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에서는 이같은 실적 감소의 요인으로 무엇보다 소비심리 위축을 꼽고 있으나, 다른 측면에서는 구조조정과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불량고객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내실경영의 결과로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그 폭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카드업계는 '구조조정 후의 도약'이라는 기대와 달리, 수익성이 줄어들면서 장기침체에 빠지는 조짐이 아니냐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