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7일 논평을 통해 “내전 양상으로 치닫는 이라크 어디를 가든지 한국군의 주둔은 이라크 시민과 한국인들에게 재앙의 불씨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막가파식 파병 추진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쿠르드지역, 잠재적 갈등의 활화산 같은 곳”**
국민행동측은 “한국이 파병할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아는 아직 분출되지 않은 잠재적 갈등의 활화산 같은 곳”이라며 “전쟁 피해도 입지 않은 쿠르드 산악지역에 평화재건을 명분으로 도착할 한국군은 2천여년간의 민족-국경-종교 갈등의 틈바구니에 낀 자신을 발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국민행동은 "쿠르드 지역 파병을 환영하는 정치세력은 쿠르드 여러 분파의 일부일 뿐이며 다른 쿠르드 분파들과 이들은 지금도 이미 십수년째 ‘전쟁 중’"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민행동측에 따르면, 쿠르드 자치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치세력들은 단일하지 않다. 각각 무장조직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 세력들은 독립 또는 자치 문제, 주변국과의 관계, 종교 등에서 상이하다는 것이다.
또 쿠르드자유민주회의(KADEK)과 안 사르 알 이슬람 등 서로 입장이 다른 강력한 반군조직이 쿠르드 자치지역의 북부와 동부를 각각 기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현재 주변국 또는 여타 쿠르드계 정치조직, 이라크 점령 미군정에 대해 무장투쟁을 선언하고 있다고 국민행동은 분석했다.
국민행동은 이어 “이들 모두에게 환영받는 주둔은 불가능하며 쿠르드 지역 주둔에 대한 주변국들의 반응도 충분히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라크내전은 미군정의 점령정책 실패 증거"**
국민행동은 최근 발생하고 있는 ‘내전 수준’의 충돌에 대해서도 “이라크 최대 정치, 종교 집단과 점령당국간의 정치적 갈등이라는 데 그 특징이 있다”며 “이는 이라크 점령을 둘러싼 본격적인 새로운 갈등 국면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국민행동은 이런 충돌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는 “미군정의 이라크 점령정책 실패가 배경”이라며 “이는 미군정의 점령정책의 파산을 보여주는 것이고 미국이 뒤늦게 내세웠던 이라크 민주화와 인권의 명분마저도 사실상 함께 파산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그로스만 교수, “이라크인 2003년 꽃, 2004년 수류탄 던질 것”**
국민행동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개전 직후 미국 위스콘신 대학의 졸탄 그로스만 교수는 미국의 반전사이트인 Z-net에 실은 기고문을 통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이라크 내전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한 바 있다.
그로스만 교수는 지난해 개전 당시 이미 “이라크를 점령함으로써 미군은 새로운 복마전에 들어가는 셈”이라며 “종교적, 인종적 측면에서 이라크는 보스니아만큼이나 복잡하며 이 복잡한 나라에서 미국은 내부 권력투쟁에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그는 “이라크인들은 2003년 미군에게 꽃을 던질지 모르지만, 2004년에는 수류탄을 던질 것”이라며 “가장 깨기 어려운 저항은 후세인의 추종자가 아닌, 그의 반대파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는 이어 “군사적 승리는 이번 전쟁에서 가장 쉬운 부분”이라며 “부시는 이번 전쟁을 쉽게 이길 수는 있겠지만 평화를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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