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팔루자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고 사망한 미국인들의 시체를 이라크인들이 사지를 절단하고 질질 끌고 다니는 등 미국에 대한 극도의 적개심를 드러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인들이 쇼크상태에 빠져들자, 조지 W. 부시 미국정부는 이 화면을 방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크게 당혹해하고 있다.
이런 와중이 미국인들이 국내외에서 테러의 표적이 될 것에 불안해하고 있다는 여론 조사 결과도 나와 부시를 한층 곤혹케 하고 있다.
***이라크 시민들 미국인 시신 사지절단, “도살된 양처럼 다리에 매달아”**
충격적 사건이 발생한 곳은 31일 이라크 서쪽 수니파 저항세력의 강력한 은거지로 알려져 있는 팔루자.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곳에서는 이라크 저항세력이 로켓 추진 수류탄을 발사하고 총격을 가해 미국인들이 타고 있던 차량 두 대를 공격해 그 자리에서 4명의 미국인들이 숨졌다.
이들 미국인들은 블랙워터시큐러티컨설팅 소속의 안전담당 직원들로, 이들이 사망하자 팔루자의 일반 시민들이 사건 지점에 몰려와 “팔루자는 미국인들의 무덤”이라고 외치며 기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하지만 외신들이 전한, 시민들의 미국에 대한 극도의 적개심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시체 4구를 차량에서 끄집어내 끈으로 차에다 묶어 길거리로 끌고 다녔으며, 철제 몽둥이로 시체를 가격하며 카메라 화면 앞에서 환호성을 지르고 구호를 외쳤다고 APTN(AP통신이 운영하는 TV방송)은 전했다.
목격자들은 또“이들 시민들이 시체 2구를 도살된 양처럼 다리위에 매달아 놓기도 했다”고 전했으며 “일부 시체는 사지가 절단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美백악관 요청에 TV사들 장면 보도 안해, "제2의 소말리아사태"**
이같은 사건이 보도된 후 미국 전역은 쇼크상태에 빠져들었다.
미 백악관의 스콧 맥클렐런 대변인은 “미국인들에 대한 ‘소름끼치는 공격’을 저지른 데 대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지지세력과 테러리스트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미 백악관이 언론매체들에 대해 이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 책임있게 행동할 것을 촉구한 이후 이날 장면들을 그대로 방영하지는 않았다. 전세계 언론사들은 이 장면을 주요 기사로 방영하기도 했지만, 미 언론사들은 이러한 장면을 보도하지 않고 그래픽으로 처리해 내보냈다.
이와 관련해 미 언론들은 “지난 90년대초 소말리아에서 미군 시체가 차량에 묶인 채 끌려다녔던 것과 유사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소말리아에서도 시민들은 미국 병사 시체를 차에 매달아 끌고 다녔었으며 이 장면이 전국에 방영되면서 국내 비판여론이 비등하자 결국 미군은 소말리아에서 철수한 바 있다.
부시 정부는 11월 대선을 앞둔 시점에 터져나온 이번 충격적 사건으로 인해, 미국민들 사이에서 이라크전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재연되면서 부시대통령에게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미국인 73%, “美 수개월새 국내외서 테러공격 받을 것”**
미국인들이 '팔루자 쇼크'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미국인인들의 73%가 미국이 몇개월안에 테러를 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부시를 한층 곤혹케 만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비영리민간단체 정부업무개선위원회(CEG)가 여론조사기관 ‘하트/피터 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월5일부터 8일 사이에 성인남녀 1천6백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지금 미국이 지난 9.11 테러 이전보다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조사대상자 가운데 73%는 "미국이 앞으로 몇 개월 안에 국내외에서 테러공격을 당할 것"이라고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평온하다’고 답한 사람은 26%에 불과했다.
미국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테러 종류는 48%가 생물무기테러를 꼽았으며, 37%는 화학무기공격을 꼽았다. 21%는 “자살테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여론조사 실시시점은 미국 국가안보가 대선 후보 경쟁에서 주요 이슈로 등장한 시점이고, 부시 행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으로 미국이 외부 테러리스트들로부터 더 안전해졌다"고 주장한 다음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부시정부를 곤혹케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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