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이라크에 추가파병될 자이툰 부대가 `독자적으로, 평화재건 임무에 충실할 수 있는, 비교적 넓은 지역'을 선정키로 하고 이번 주말께 복수의 후보지를 제시하기로 했다.
미국은 그러나 한국군이 평화재건 활동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존중하되, "이라크에 안전지대는 없는 만큼 초기에 한국군 희생자가 날 수도 있으며, 한국군에 대한 위협 사전분쇄 차원에서 미군 등 연합군과 합동작전을 펼 수도 있다"고 말해 군사활동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해 논란을 예고했다.
***미군 "금주말까지 한국에 여러 후보지 제시"**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승주 주미대사는 29일(현지시간)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을 관할하는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중부사령부를 방문해 존 애비자이드 사령관을 면담한 뒤 랜스 L. 스미스 부사령관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주둔지문제에 관해 구체적인 얘기는 없었으나, 애비자이드 사령관은 `(양국 국방당국간) 여러 후보지에 대한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군의 안전을 위해 한국군의 파병 조건을 충족시키는 선에서 미군이 도울 수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스미스 부사령관은 '한국군의 새 주둔지가 언제 어디로 결정되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모르지만 이번 주말까지 여러 후보지를 제시하면 결정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대사는 "우리도 여러 고려사항에 대해 내부 논의를 거쳐야 하므로 금주말 완전결정된다는 뜻은 아니고, 선택의 윤곽이 드러난다는 뜻"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스미스 부사령관은 "당초 키르쿠크를 포함해 파병 후보지가 3개였으나 키르쿠크는 한국군의 평화재건 임무보다는 안정화 활동이 필요한 지역인 것으로 판명났다"며 "이번 주말까지 복수의 후보지를 제시해 어느 지역이 군사적으로 적절한 주둔지인지 결정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정치적인 측면은 앞으로 한국 정부가 논의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부사령관은 또 스페인군 철수시 스페인이 맡고 있던 나자프에 투입될 가능성에 대해선 "스페인군이 맡아온 나자프는 매우 협소한 지역"이라고 이를 배제하고 "한국군은 더 넓은, 독립적인 지역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사 역시 "(나자프는) 고려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국군 초기부터 희생자 날 수도, 합동작전도 해야"**
스미스 부사령관은 미국이 한국군에 대해 기대하는 역할에 대해 "한국군이 근본적으로 평화재건 활동에 주력하는 것이 좋다"면서도 "다만 접경지가 반군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방어적 차원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군사활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 어디든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위험하지 않은 지역은 없다"며 "어디 있든 위협이 있을 것이고, 이라크의 재건과 민주자유주의를 원하지 않는 세력과 싸움이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에 초기부터 희생자가 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이툰 부대에 대한 위협이 구체적으로 있을 경우 이를 분쇄하기 위해선 한국군이 이라크군은 물론 미군을 포함한 어떤 연합군과도 합동작전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미스 부사령관은 이라크에서 한국군의 군사활동 수준에 대해 "위협요소 사전 파악을 위한 일정한 수준의 정찰활동 등 통상적인 군사작전을 하면서 이라크 민병대와 경찰 및 군대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안전문제에 대해 이들과 협력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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